국내 일대일 재건축 시장서 틈새시장 개척 ‘시동’…"시장에 시그널 줄 것"
<안성호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 인터뷰>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메리츠종금증권이 미국 맨하탄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주력시장인 국내는 물론 비교적 뒤늦게 시동을 건 해외 부동산 시장에서 '쌍끌이' 성과가 가시화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에서 부동산금융본부를 진두지휘하는 안성호 본부장(사진·전무)은 14일 디지털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최근 맨하탄 부동산 개발 사업에 약 2000억원(1억7000만 달러)규모의 선순위대출을 투입하는 건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해왔지만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얘기다.

해외 프로젝트인 만큼 의사결정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 국내와 달리 사업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훨씬 많아서다. 하지만 지난 10년여,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공부를 마쳤고, 이제 축적의 시간은 충분하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안 본부장은 말한다.

"남들은 메리츠가 공격적이라지만, 그렇지 않아요. 의사결정 직전까지 대규모 인력이 투입돼 면밀하게, 많은 걸 봅니다. 2010년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를 검토하고 실행했는데 짧아야 3년 소요되는 부동산 비즈니스를 세 번째 회전하는 동안 여러 노하우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국가의 정치적 리스크는 물론 제도적 장치들이 어떤지 파악할 때까지 수없이 많은 공을 들여야 하거든요. 이번 사업의 경우 준공이 임박해 대출 이후 조속한 시일 내 상환이 가능한 프로젝트인 만큼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판단합니다."

◇일대일 재건축 시장서 틈새시장 개척 '시동'…"시장에 시그널 될 것"= 메리츠종금증권의 상반기 투자금융(IB) 수수료 수익은 1700억원에 육박한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IB 부문에서 이처럼 탄탄한 이익을 시현한 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압도적인 재무건전성을 기반해 '잘 하는 것'에 집중한 결과다. 다름 아닌 부동산금융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사업을 강력하게 밀어붙여 채무보증수수료 수익을 확대해왔다. 채무보증수수료는 건설사가 미래에 지어질 건물이나 토지 등의 가치에 대한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면, 증권사가 그에 대한 보증을 서고 대가로 받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따낸 주선과 자문 PF 규모는 지난해 12조원을 웃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규모로, 이 가운데 대략 2.5조원 정도를 안 본부장이 이끄는 부동산금융본부가 주도했다.

"매해 평균 2조5000억원 정도의 PF 주선을 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시장에 의미 있는 시그널이 될 프로젝트를 찾는데 집중하려고요. 최근 분양가 상한제로 제한된 건축비 안에서 일대일 재건축이 많이 논의되는데 일대일 재건축 후에 용적률이 남은 프로젝트로 재건축 관련 기회를 만들면 틈새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입니다. 아직 지역을 구체화할 수는 없지만요. 모두가 부동산을 하지만 메리츠가 하는 부동산은 좀 특별하단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요즘 그가 신경쓰는 시장의 악재다. 민간주택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의 정책도 일견 이해는 되지만 필요한 지역에 공급이 부족한데 가격결정권을 어떻게 통제하겠다는 것인지는 계속해서 의구심이 듭니다. 대도시 집중화, 이에 따른 가격 폭등과 주거 안정화 문제 등이 계속 유효한 상태인데, 지금의 규제가 지속되면 부작용이 커질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됐으면 좋겠습니다."

◇시공 베이스 갖춘 '건설맨'과 '증권맨'의 융합…"위기 돌파 경험 충분"= 안 본부장은 메리츠 부동산금융본부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시공 베이스를 갖춘 건설인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단순한 보고체계'는 덤이랬다.

부동산금융본부 인력은 총 16명. 대우건설 출신인 안 본부장을 비롯한 7명이 국내 대형 건설사 출신이다. 조직원의 약 40%가 건설맨들로 꾸려진 만큼 건설사들의 니즈도, 위기 시 돌파방법에 대한 경험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조직원 대부분이 건설사 출신이다보니, 단순 대출로 접근하기 보다 주로 사업을 발굴해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강한 편입니다. 실물에 대한 투자를 통해 캐피탈 게인을 얻는 것도 있지만 우리는 주로 개발이익 잠재력 위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딜 진행도 그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경험이 많이 쌓인 만큼 보이는 리스크도 많기 때문이죠. 건설과 금융의 완전한 융합으로 건설사와 사업자들의 불편한 부분을 해소해주는 동반자 역할뿐 아니라 사업의 인큐베이팅부터 프로젝트 완성까지 그들과 함께 커나가는 것을 추구합니다. 오래 쌓아 올린 네트워크와 신뢰는 기본 바탕이죠. 사업자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하면 위기 역시 같이 극복할 수 있는 겁니다."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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