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부회장 전략투자 진두지휘
디스플레이 퀀텀닷 전환 승부
QD 전문인력 신규 채용 계획
업계 "생존위한 불가피한 선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차세대 디스플레이 13조 투자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5G와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택한 미래 먹거리는 '차세대 QD(퀀텀닷) 디스플레이'였다.

중국의 '굴기(몸을 일으킴)'에 밀리던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판세를 단숨에 뒤집을 수 있는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디스플레이는 이 부회장의 주특기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소니와 합작해 만든 S-LCD(삼성디스플레이 전신)의 등기이사를 맡았을 정도로 전문 지식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전략적 투자를 진두지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QD가 中 중심 LCD 판도 바꿀 '게임체인저'= 10일 삼성디스플레이가 2025년까지 13조1000원을 투자해 키우기로 결정한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는 LCD(액정표시장치) 중심의 시장구도를 단숨에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퀀텀닷이란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반도체 결정으로, 입자 크기에 따라 빛의 파장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색 재현력과 시야각 등을 강화해주는 물질이다. 빛을 낼 수 있는 유·무기 발광원 위에 퀀텀닷을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도포하면, 보다 정확한 화면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삼성디스플레이 측의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LCD 패널 위에 퀀텀닷 필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이 기술을 구현했지만, 이번에 짓기로 한 신규 라인의 경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같은 자발광 광원에 QD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다. 자체발광이라 LCD보다 두께가 얇아지고 동시에 디자인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기에 내구성이 다소 취약한 유기물질의 단점을 보완한 무기자발광 신소재를 개발해 한 단계 더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QD 재료연구와 공정개발 전문 인력도 신규로 채용할 방침이다.

◇'QD' 전환은 이재용의 결단…中 추격 따돌릴 '신의 한수'= 재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삼성의 총수인 이 부회장의 결단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업계에서는 최근까지 중국의 공세로 삼성이 TV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접을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직후 차세대 QD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급물살을 탔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2004년 소니를 설득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이자 LCD 합작법인인 S-LCD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2008년까지 이 회사의 등기이사를 맡을 만큼 디스플레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이 부회장이 OLED를 넘어 차세대 QD로 넘어가야 승산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번 결정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계획대로 대형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은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면, LCD의 위상은 급격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특히 삼성전자가 세계 TV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특히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만큼, 품질에 큰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삼성이 움직이면 세계 시장의 흐름은 빠르게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중국이라고 해도 10여년 동안 LCD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단행해 이제 막 한국을 역전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QD로 전환하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LCD가 1990년대 중반부터 브라운관을 제치고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지 30년 가까이 되는 만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5G와 8K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LCD가 할 수 없는 빠른 응답속도와 색 표현력을 갖춘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공세로 LCD 가격이 폭락하면서 최근에는 팔 수록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시장 패러다임 전환은 디스플레이 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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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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