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성해 동양대학교 총장의 자격을 두고 말들이 많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최 총장이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다", "정식 박사학위가 없다"고 지적하며 그의 자격을 문제 삼고 있다. 경북 영주시에 위치한 동양대학교는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씨가 교양학부 교수로 재직하는데다, 조 장관의 딸이 이 대학 총장의 직인이 찍힌 표창장을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서류에 첨부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탄 학교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최 총장이 학위를 받은 미국 워싱턴 침례신학대가 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기관인지 미 고등교육 인증담당기관에 확인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2일에는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직원들이 동양대학교를 방문해 이 학교의 이사회 회의록 25년치와 총장 관련서류 일체를 가져갔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만 41세인 1994년에 총장에 취임, 25년째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25년치 이사회 회의록을 가져간 것도 그의 총장 선임과정부터 살펴볼 의향으로 읽힌다. 그는 어떻게 총장이 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가 설립자인 최현우 현암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라는 사실로 미뤄 짐작된다. 최 이사장은 생전에 경북공업고(1955년), 경구중(1961년), 경북전문대(1972년), 동양대(1994년)를 설립, 육영사업에 헌신해왔다. 최 이사장의 아들 3형제 중 장남은 동양대 총장, 차남은 경북공업고와 경구중 재단인 경북공업교육재단 이사장, 삼남은 경북전문대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비단 동양대만의 일은 아니다. 국내 사립대의 총장이나 역대 총장 중에는 설립자의 자녀들이 많다. 지난 5월 법원에 파산신청서가 제출되었던 명지학원의 경우, 설립자인 유상근 박사의 장남이 이사장, 차남이 학교총장을 맡고 있다. 유영구 명지학원 이사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건설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명지학원의 자금을 유용하면서 결국 대학에까지 피해를 끼쳤다. 차남인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2008년에는 총장으로 취임하여 12년째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양대의 경우, 설립자 김연준 박사의 장남이 1993년부터 17년간 총장을 역임했다. 경희대의 경우에도 설립자 조영식 박사의 장남(1996년~2003년)과 차남 (2006년~2018년) 모두 이 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지역 사립대학에서는 설립자 자녀들이 총장이 되는 사례는 더욱 많이 발견된다. 사실상 대학총장직의 세습이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
대학총장은 대학의 대표자로 외부에서는 장·차관급의 예우를 받고 있다. 사회적 영향력도 막강하다. 또 대학 내의 모든 사무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권자이다. 특히 대학운영에 필요한 예산편성 및 집행은 물론 교수 선발에서도 결정권을 갖고 있다. 흔히들 대학총장이 되려면, 학문의 성취가 뛰어나거나 시대정신을 갖고 대학경영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 개인적 인품과 발전기금의 확보 등의 능력을 갖췄다면 더 좋을 것이다.
대학과 그 구성원은 학문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받고 있다. 대학의 자치권 역시 인정받는다. 총장의 선출과정은 이러한 대학의 자율성 행사의 중요한 부분이다. 어떤 대학은 교내 구성원들(교수, 직원, 학생)이 모두 참여하는 선거를 거치기도 하고, 어떤 학교는 교수들이 총장 후보 2~3명을 선출하면 이사회가 이들 후보 중 적임자를 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에서는 학교법인에서 총장선임의 전권을 갖고 있다. 지난해 국감자료에 따르면, 사립대의 72%인 99개교에서 학교법인에서 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고 있었다. 이사장이 특정인을 추대하고, 나머지 이사들이 동의를 바탕으로 총장이 선임되는 방식이다. 그럴 경우, 공모절차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설립자의 친인척에 대한 우대가 통제되지 않는다.
교육보국(敎育報國)이라는 기치 아래 그동안 인재를 양성해온 사학법인의 공로와 자치권은 인정해야 한다. 또 특정인의 친인척이라고 해서 총장 선임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설립자나 이사장의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총장에 선임되는 관행은 바로 잡아야 한다. 교육부는 이번 동양대 사례를 조사하면서 특정 대학만의 문제로 한정지어서는 안 된다. 이번 기회에 전국 대학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대학 자치권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학총장 선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