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토사 많아 매몰구조 난항 포항 남구, 직경 5m 도로 침하 울산선 폭우로 하수도 역류 발생 경북도, 주택 1230채 침수 피해
순식간에 와르르 태풍 미탁이 한반도를 관통한 3일 부산 사하구 산사태 사고 현장. 예비군 연병장에서 토사가 흘러내린 모습이다. 사고 순간 토사가 식당, 공장 건물 3곳을 덮쳐 주민 4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
제18호 태풍 '미탁'이 지방 곳곳에 상흔을 남기고 떠났다.
미탁으로 현재까지 전국에서 6명이 사망했고, 부산에서는 산사태로 4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3일 오전 9시 5분께 부산 사하구 한 공장 뒤편 야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인근 주택과 식당 등을 덮쳤다.
이 사고로 주택에 있던 일가족 3명과 식당 가건물에 있던 1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함께 주택에 살던 한 명이 일가족 3명이 토사에 매몰됐다고 말해 이들이 산사태로 매몰됐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도 매몰된 장소로 주변으로 뜨고 있다.
경찰과 소방, 군부대는 600여 명과 중장비를 동원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워낙 많아 구조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울산은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최대 248㎜의 많은 비가 내렸다.
태화강이 범람하고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2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총 258건의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을 정도다.
주택 21곳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하수도가 역류하는 피해도 74건 발생했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 편도 3차로 도로의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싱크홀이 생기기도 했다. 싱크홀 크기는 가로·세로 약 5m이고 깊이는 약 5m다. 도로 침하에 따른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이곳을 지나가던 한 운전자가 땅이 물컹해 꺼질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나와 현장을 확인하는 사이에 침하가 일어났다. 이곳 땅 밑에는 대형 하수관이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오후 2시 현재 이번 태풍으로 영덕, 울진 등을 중심으로 주택 5채가 파손되고 1230여채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공장 10동이 침수되고 영덕, 울진 외에 경주, 울릉 등지 도로 37곳과 수리시설 3곳 등이 유실되거나 파손됐다.
앞서 태풍 영향권에 든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침수와 시설물 파손 등 큰 피해가 났다.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최고 300㎜의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됐고 문화재, 도로, 제방 등 시설물이 파손됐다.
1일부터 누적 강수량은 보성 305㎜를 최고로 고흥 278.7㎜, 무안 239㎜, 장흥 229.3㎜, 진도 216㎜, 곡성 212.5㎜, 여수 190㎜, 광주 141.3㎜ 등을 기록했다. 순간 최대 풍속은 여수 간여암 초속 33.4m, 신안 가거도 27.3m, 완도 신지도 24.9m, 고흥 나로도 24.1m 등이었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전날 오후 광주와 전남 전역에 내려진 태풍특보(경보)는 이날 오전 4시 모두 해제됐다.
3일 오전 10시 광주시와 전남도의 피해 집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일시적으로 쏟아진 많은 비로 전남에서 총 83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