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 2년간 2조2000억원 달해
의료계는 '건보재정 파탄' 우려
올 12조 투입된 저출산대책 도마
출산율 목표없는 책임회피형 비판

보건복지부 국감 오늘 시작

증인·참고인 출석과 함께 2019년도 보건복지부 국감 '본게임'이 4일 시작된다.

3일 보건의료계와 국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케어'와 '출산 장려'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 저출산 대책에 대한 검증이 핵심쟁점이 될 전망이다.

올해로 시행 3년차를 맞은 문재인케어는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했던 비급여 진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급여화하는 것으로, 시행 2년간 국민에게 돌아간 의료비 경감 혜택이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는 게 정부의 평가다.

'문재인케어'로 지난해 10월 뇌·뇌혈관 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됐다. 척추 질환(2020년)·근골격(2021년) MRI, 흉부·심장(2020년) 초음파 등 필수 분야의 비급여에는 건강보험을 모두 적용하고, 간호·간병 통합서비스와 신포괄수가병원을 확대하는 것을 추진한다는 게 복지부의 계획이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급진적인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건보재정이 파탄에 이를 것이라며 해당 정책의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4일 복지부 국감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문재인케어의 부작용을 언급할 예정이다.

실제로 7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던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건보 재정은 4조2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재인케어 시행으로 보험급여로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수입보다 지출이 더 늘어난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보장성 강화대책(2017∼2022년)에 총 30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에서 11조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보험손해율 문제도 다뤄질 전망이다. 문재인케어 시행으로 인해 의료쇼핑 증가와 대형병원 쏠림현상으로 경영악화를 겪는 병·의원급에서의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면서 민간보험사들의 손해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배철 생명보험협회 소비자지원본부장과 이재구 손해보험협회 손해보험제1본부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올해 예산 12조원이 투입되는 저출산 대책도 도마에 오른다. 정부는 '출산 장려'에서 '삶의 질 향상'으로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지만, 한편에서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도 출산율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는 것은 '책임 회피형'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세계 최하위 수준인 0.98명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번 국감에 리서치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최인수 대표,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만큼 저출산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령사회 대비책에 대한 비판도 거셀 전망이다. 노후소득 보장과 재정안전성 간 조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이행할 책임이 있는 정부는 국민연금개혁에 1년 이상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지난 8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국민연금 개혁 단일안 마련에 실패하고 △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0년에 걸쳐 12% 인상 △현행 유지(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 △소득대체율 유지, 보험료율 10%로 바로 인상 등 세가지 안을 제시하는 데에 그친 것이다.

한편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제1저자 논문 논란과 관련해서는 일부 의원들의 반발에, 부산대병원장, 부산대 의전원 교수 등을 증인으로 부르지 않기로 함에 따라, 병리학회지 논문 게재 관련 의혹만 다룰 전망이다. 서정욱 서울대학교 교수,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등이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조 장관의 딸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실린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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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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