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실검 폐지"vs 與 "문제없다"
네이버·카카오 "해결책 논의"
5G품질 이슈·유료방송 사후규제
중요한 정책현안 뒷전으로 밀려

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가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정치공방의 장으로 변질됐다. 조국 논란으로 5G 품질 이슈, 망사용료 논란, 유료방송 사후 규제 등 정작 중요한 정책현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과방위는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시작으로 4일 방송통신위원회, 14일 방송문화진흥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17일 KBS·EBS 등의 순으로 국감을 실시한다.

◇조국 펀드로 '공방' 시작=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감 초반에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피앤피플러스가 NIA(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진행한 버스 와이파이 구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에 질의가 집중됐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NIA 자료에 따르면 이른바 '조국펀드'가 투자한 PNP플러스(피앤이플러스)의 자회사 메가크래프트가 수주하려다 미수에 그친 NIA 버스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규모가 기존에 알려진 77억원이 아니라 그보다 6배에 달하는 445억원에 달했다.

이날 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피앤피플러스 관계자들이 증인출석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재성 피앤피플러스 대표이사와 조윤성 피앤피플러스 사업부문 총괄이 국감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날 불참했다. 과방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피앤피플러스는 송달받을 주소를 알려주지도 않았고 전화로 출석하겠다는 약속만 했고, 오늘 통지서를 송달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유서도 없이 출석하지 않았다"면서 "추가 소환 시 해외로 도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만큼, 국회가 강력한 방법을 동원해 증인출석을 강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실검' 정치공방…실검 폐지까지 요구= 이날 여야 의원들은 포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이슈를 두고 정부 여당과 야당으로 나뉘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결집한 조 장관 지지세력은 '조국 힘내세요', '검찰자한당내통' 등의 문구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 실검 순위에 올리는 방식의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해당 문구들은 포털 사이트 실검 상위권에 오르며 실검 목록에 노출됐다.

야당 측에서는 조국 실검 논란과 관련해 '제2의 드루킹' 사태라고 강력 비판했다. 실검을 없애야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하루에 네이버에 들어오는 이용자는 2500만명에 달하고, (실검 조작은) 2500만명의 포털 이용자 여론을 일부에서 특정하는 것"이라며 "실검 1위에 올라가면 다른 이용자도 믿게 되는 '밴드왜건'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떤 형태로든 인위적 실검 조작을 통한 여론 호도는 자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네이버가 실검 조작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운영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실검조작이) 여론왜곡이다, 아니다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고 거듭 답변했다.

반면 정부 및 여당 측에서는 실검에 특정 키워드를 올리는 것은 의사표현의 한 방식이라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매크로 조작은 불법으로, 확인이 되면 처벌해야 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이 댓글을 달아서 실검 수가 올라가는 것은 의사 표현 방식의 하나"라고 말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실검이 여론을 왜곡 혹은 조작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의사표현의 방법으로 받아들인다면 정치권에서 실검을 폐지하라 마라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 역시 "'내일 1시 광화문에서 모입시다'가 오프라인에서 인정되는 집회 결사의 자유인 것처럼, 온라인에서 좌표를 찍어 응원하자는 것도 다를 바 없다"며 "포털의 사회적 영향력과 그것이 주는 우려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검 논란이 커지자,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는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기간에는 검색 서비스의 악용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해결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5G 단말기 자급제 확대…"5G 세액공제 확대, 투자유인"= 시장 현안인 5G와 관련해서는 우선,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가 미진한 데 따른 정부의 대책이 요구됐다. 자급제 단말기는 이동통신사가 정해지지 않은 공기계(언락폰)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뜰폰 유심칩을 끼우는 등의 방식으로 가계 통신비 인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이동통신 요금을 인하하더라도 스마트폰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제화를 반대하고 자율적 유통경쟁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유사한 효과를 내겠다고 했는데, 1년이 지나도록 그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민원기 과기정통부 2차관 "유의미한 숫자는 만들지 못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유통채널 다양화, 다양한 오프라인에서 유통하는 형태는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더 제공한다는 점에서 좀 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한 게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또한 5G 투자세액 공제를 확대해 인구 밀집지역 뿐만 아니라 외곽 지역에도 5G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제율을 기존 2%에서 3% 이상 상향해야 한다"면서 "5G가 중요한 인프라 사업인 데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서라도 수도권 투자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5G 기지국 설지 절차의 간소화 필요성도 제언했다. 이 의원은 "국공유지 등 기지국 구축은 허가 절차가 필요해 일반보다 긴 6개월가량의 설치 기간이 걸린다"며 "이 부분을 대폭 감소시키지 않으면 5G 기지국의 빠른 설치에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G 시대 IoT, AI 영역에서도 보안 내재화·해킹 관리 만전 필요=5G 보안과 관련해서는 5G가 다른 기술과 결합해 국민의 안전과 자산 등에 결정적 역할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가 구체적인 보안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AI (인공지능) 스피커는 연말까지 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IoT(사물인터넷) 기기는 2025년까지 1조 개가 연결된다"며 "IoT 보안 인증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보안 인증을 받도록 하고,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실현하기 위해 설계단계부터 보안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해킹당한 로봇이 칼로 과일을 찌르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5G 시대 보안 강화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5G 시대 보안은 일차적으로 정부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AI 보안은 해킹 방어가 필수적으로, 이것이 뚫리면 재난인 만큼 정부가 잘 관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지·김위수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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