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찰 겁박쇼" 저의 의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의 부당함을 이유로 경찰과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던 터라 황 대표의 자진 출석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기에 앞서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투쟁은 문희상 의장, 더불어민주당, 또 그 2중대, 3중대의 불법적 패스트트랙 태우기에서 비롯됐다"면서 "이 패스트트랙에 의한 법안 상정은 불법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 대표는 "불법에 평화적 방법으로 저항하는 것은 무죄"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은 소환에 응할 수 없는 것"이라고 소환에 불응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황 대표는 특히 본인의 책임을 강하게 주장했다. 황 대표는 "당 대표인 저는 패스트트랙의 폭정에 맞서 강력하게 투쟁할 것을 격려했다. 이 문제에 관해 책임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당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며 "검찰은 저의 목을 치고, 거기서 멈춰달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당에 당부한다. 수사기관에 출두하지 말라"면서 "여러분은 당 대표의 뜻에 따랐을 뿐"이라고 못 박았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야당 탄압을 중단하라"면서 "검찰 수사 방해하지 말고, 조국 사퇴에 집중하라"고 경고성 발언을 남겼다. 검찰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수사에 힘쓰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검찰의 전통이 그런 거 아니냐"고 격려했다. 본인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해 동질감과 공감대를 만들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끝으로 "국민 여러분, 저와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의 반민주적 폭거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면서 "자유민주주의 정의가 세워지고 이 정권의 폭정이 끝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한 뒤 검찰로 들어섰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지도부의 책임론에 뜻을 같이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간담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고, 대표가 먼저 출석하는 걸로 했다"면서 "저의 입장은 계속해서 똑같다. 패스트트랙은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로서 제가 다 책임을 지려고 했는데 대표가 책임을 나누겠다고 했다"면서 "제가 (검찰에) 출석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황 대표와 같이 의원들의 출석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들은 출석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정기국회 내 출석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언제든지 조사받겠다는 입장"이라며 "정기국회 중이라도 다른 의원들과 저는 다른 입장이니 출석하겠다. 자진 출석도 필요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해 고발까지 단행한 여당에 원망 섞인 속내를 표현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다만 이 사건에 대해 정치의 영역을 법적 영역으로 끌고 간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민주당과 다른 야당들은 황 대표가 자진 출석한 저의에 의심을 품었다.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뜬금없이 황 대표가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도 '황 대표가 이번 출석 요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친절하게 밝히기까지 했음에도 황 대표는 끝내 검찰에 출석했다"면서 "황 대표의 기습 출석은 검찰을 압박, 겁박하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자진출두가 아닌 검찰 겁박쇼"라고 평가절하했다. 이 대변인은 "온갖 불법과 폭력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받지 않겠다는 태도, 출석을 요구받은 의원들은 출석도 하지 않고 난데없이 대표가 기습 기획 출석하는 것이 바로 법 위에 군림하는 행위"라며 "출석요구를 받은 한국당 의원 전원이 소환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현 대안신당(가칭)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황 대표 출석은 당연한 일이다. 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빠른 시일 내에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 받기 바란다"면서 "현행법상 죄가 있으면 처벌받아야 하고, 만약 선진화법에 불만이 있으면 국회에서 법 개정 노력을 하면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의 출석 목적은 검찰 출신인 황 대표가 후배 검사들을 만나 훈계하겠다는 것"이라며 "수사 거부와 방해를 넘어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안하겠다는 심산이라면 검찰을 향한 국민들의 시선을 우습게 보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일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조사를 받으려고 서울남부지검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1일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조사를 받으려고 서울남부지검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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