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기관 민주적 통제 받아야"
흔들림 없는 검찰개혁 재천명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한 수사"
윤총장 임명식 발언 무색해져

검찰개혁 고삐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김남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개혁 고삐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 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김남준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검찰을 개혁할 방안을 제시하라'고 지시한 것은 검찰 개혁을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에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자세로 임해달라"던 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조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이날 법무부 업무보고는 문 대통령이 직접 받겠다고 했다"며 "제가 알기로는 (조 장관이 임명 된 후 문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한 것은)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지난 27일 "지금의 검찰은 온 국민이 염원하는 수사권 독립과 검찰 개혁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그 개혁의 주체임을 명심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드린다"고 했는데, 이날에는 문 대통령이 더욱 분명하게 윤 총장을 콕 집어 개혁을 주문한 것이다.

특히 여기에는 지난 28일 검찰개혁을 외치는 대규모 집회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촛불집회로 검찰개혁을 바라는 민심 또한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권이 크게 고무됐다는 평가다. 그간 청와대는 사법개혁의 필요성과 이를 완수하기 위한 조 장관의 역할을 설명했으나, 조 장관을 감싸면서 지지율이 하락해 고민이 적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 역시 이날에는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도 있지만 검찰 개혁·사법 개혁이 필요한지 묻는 여론 조사에서는 매번 어떤 조사기관이든 과반 이상이 높은 숫자(개혁 찬성 의사)를 나타내곤 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조 장관 수사에 대한 불쾌감도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대해 검찰은 물론 법무부와 대통령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부족했던 점을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모두를 에둘러 표현한 발언이지만 청와대 역시 권력기관이라는 점에서 조 후보자를 감싼 것으로 비치는 대목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윤 총장을 임명할 때 "청와대든 또는 정부든 또는 집권 여당이든 만에 하나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엄정한 그런 자세로 임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해 정가에 회자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발언으로 해당 발언이 상당부분 무색해졌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실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그들의 '검찰개혁'은 바로 '검찰장악'이었다"며 "(이로써)검찰개혁의 목적은 더 분명해졌다. 바로 다름 아닌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된 검찰을 만드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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