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난항 속 과방위 계류상태 주요 과기단체들 입법화에 총력 규정 통합·불필요한 규제 혁신 연구환경 조성·성과 창출 기대
23일 서울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국가 연구개발 혁신을 위한 특별법 대토론회'에 참석한 과학기술계 주요 인사들이 특별법의 연내 입법을 주장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4차 산업혁명과 국가 R&D 예산 확대에 따라 국가 R&D 혁신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은 '국가 R&D 혁신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발의된 이후 1년 가까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회가 '조국 장관' 논란 등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연내 통과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특별법 처리를 놓고 여야 이견이 없기 때문에 국회 일정이 정상적으로 열리면 큰 무리 없이 통과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23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과총 등 주요 과학기술단체를 중심으로 '국가 R&D혁신을 위한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며 입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노웅래 위원장·이철희 의원은 '특별법 대토론회'를 갖고 특별법의 입법 시급성과 연내 입법 필요성을 제기하며 과학기술계의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별법은 지난해 12월 이철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현재 국회 과방위에 계류 중이다. 부처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국가 R&D사업을 통합·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R&D 환경을 조성해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R&D 성과 창출이 특별법의 제정 취지다.
특히 특별법은 모든 국가 R&D사업에 적용되고, 사업 추진에 있어 다른 법률보다 우선 적용돼 범부처 차원에서 통일된 법적 근거로 활용된다. 그동안 국가 R&사업은 각 부처마다 모두 112개에 달하는 낡고 복잡한 규정을 적용해 온 탓에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R&D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연구자 중심으로 국가 R&D사업을 개편하는 내용도 담았다. 연구자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1년 단위의 잦은 과제 평가 및 정산 기간을 2∼3년 단위로 바뀌고, 비현실적이고 경직된 연구비 계획 요구를 보다 유연하게 개선했다. 연구비 집행과 연구수행 자율성을 강화해 달라는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조치다.
연구 자율성 확보와 함께 연구 책임성 역시 한층 강화했다. 이를 위해 논문부정행위, 연구비 부정사용, 연구성과·보안규정 위반 등을 국가 R&D 부정행위 범위로 규정해 연구 책임성을 높이면서 연구 관련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는 강화했다. 다만 제재에 이의가 있을 경우, 제3의 기관에서 재검토하는 등 연구자 권익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도 담았다.
연구자들은 특별법이 연구현장에서 요구해 왔던 R&D 규정 통합, 불필요한 규제혁신 등을 통해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기여해 국가 R&D 혁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가 R&D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1부처 1전문기관'과 '통합연구비관리시스템' 구축 등 하드웨어 측면의 개선은 어느 정도 진척됐으나, 연구행정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차원의 개선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는 게 R&D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지선 변호사는 "소재·부품·장비 관련 위기 극복에 있어 R&D 혁신을 위한 법제 정비는 매우 큰 중요성을 갖는다"며 "과학기술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는 도전과 혁신을 위해 특별법 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수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연구자 중심의 R&D 혁신이라는 핵심 원칙과 제도를 특별법을 통해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의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R&D 프로세스와 제도 혁신이 뒷받침돼야 국가와 국민이 체감하는 R&D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