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일 고려대 명예교수 환경시스템공학과
최승일 고려대 명예교수 환경시스템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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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환경부 주요 정책 중의 하나가 물산업 육성이다. 물산업 육성은 지난 2006년 정부정책으로 채택된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추진되어 왔다. 물산업의 육성이라고 하면, 물은 공공재인데 산업이 왜 들어가느냐고 하는 의견들도 있고, 환경보전을 해야하는 환경부가 왜 산업육성에 나서는가라는 질책도 있다. 그러나 물산업 육성은 물을 효과적으로 보전하며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기 위한 기술개발, 그러한 기술을 잘 활용하는 기업의 육성이라는 점에서 민영화라고 우려할 필요는 없다.

또한 기후변화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환경부는 환경보전이 주 목적이지만, 환경을 효과적으로 보전·관리·사용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산업육성을 하는 것 역시 주요한 역할의 하나인 것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 주 업무이지만 이를 위해 제약산업과 의료산업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최근 물산업 육성은 기술과 장비들을 개발하고,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인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의 완공과 더불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시설의 확보는 물산업의 기술개발에 당연히 필요한 것이지만 물산업 육성에 꼭 필요한 것은 유능한 인력의 양성이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어서 기술개발의 성공이나 기술의 활용도 결국은 직원들의 기술에 대한 이해도, 일에 대한 적극성, 전문지식 등이 성과를 좌우하게 된다.

그런데 물을 다루는 영역에서는 유능한 전문성 있는 인재의 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첫째로, 공무원들의 전문화가 어렵다. 물을 다루는 사업들은 민간사업의 영역보다는 정부나 자자체의 영역이다. 하천 보수, 하천수질 유지, 상수도 공급, 하수도 처리, 물의 재이용 등 물 관련 사업들은 정부의 공무원들이 계획하고 시행한다. 계획 수립부터 시행 및 평가까지 전문적인 인력이 필요하지만 공무원들은 순환보직 제도에 의하여 2년 이내에 다른 부서로 이동한다. 처음 부임해 와서 업무를 익히고, 이제 그 분야의 발전을 위하여 해야할 일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다시 다른 부서로 전출된다.

물론 공무원들은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이용하여 전문적인 식견을 빌려올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이 문제의식과 일의 경중 등에 자신감이 없으면 현실에 닥친 일의 목록에 따라서 사업을 진행은 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발전을 위한 일들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동력은 부족하다.물관련 사업에서 공무원들이 발전 역량과 추진동력이 떨어지면 민간 영역에서 물산업 육성은 요원한 일이 된다.

다음으로는 대학교육의 문제점이다. 대학은 기초적인 지식을 지닌 고등학생을 받아서 전문 지식인으로 교육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대학에서도 교차지원을 통하여 물리, 화학을 이수하지 않은 학생들이 공과대학에 들어오니 교육의 질을 맞출 수 없다. 그러면 학과에서 반드시 필요한 필수과목을 지정하고, 기초지식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선수과목을 반드시 듣도록 해야 하는 데, 교육부의 지시에 따라 필수과목이 없어졌다.

게다가 졸업학점이 130학점으로 대폭 줄어서 학생들은 비교적 듣기 쉬운 과목들만 골라 듣고도 졸업이 가능한 현실이다.이러니 기업들은 공과대학 졸업생들이 기초적인 물리·화학도 제대로 모른다고 한다. 또한 환경공학만 예를 들어도 대기, 수질, 폐기물, 상하수도 등으로 다양한 분야가 있어서 학생들이 졸업 후 어느 분야로 취업을 할 지 알 수 없으니 일반적이고 기초적인 이론을 중심으로 교육시키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그러니 대학 졸업생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현장경험, 실무지식, 개별 분야의 특성있는 업무지식을 알지 못하고, 기업은 대학 졸업생을 받아보아야 처음부터 다시 교육시켜야 한다고 한탄한다.

그나마 대기업은 직원들의 직무교육을 시킬 형편이 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직원들을 교육시킬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다. 물산업을 이루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소기업이고, 물산업 육성이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인 만큼, 우선 이론을 배운 대학 졸업생을 견실한 현장실무 지식을 갖춘 인력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무원은 정기적인 기업인 초청 간담회나 세미나를 통하여 직책에 맞는 현장실무를 경험하게 해야한다. 대학졸업생들에게 취업준비금을 나누어 줄 것이 아니라 원하는 분야의 기업 실무를 익히는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성과평가를 철저히 하는 것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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