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타파(TAPAH)'가 한반도로 북상하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싸우고 있는 정부와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 그간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 방역을 위해 쏟아왔던 효과가 감소될 수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태풍이 지나간 이후 다시 방역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등 대응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태풍 타파,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태풍은 남부지방에 강한 바람과 최대 400mm 이상의 비가 예상돼 농업분야에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농식품부는 태풍에 자칫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방역망이 뚫릴 것을 우려해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해당농가에 대응책을 주문했다. 비가 많이 내리면 축산 농가 외부에 방역을 위해 뿌렸던 생석회와 소독약 등이 모두 씻겨 나갈 가능성이 높은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태풍의 이동 중에는 추가 방역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 장관은 "비가 많이 오면 소독약과 생석회 등이 모두 씻겨나가 원점에서 다시 축사 내외부와 진입로에 대해 대대적인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며 "방역에 투입될 인력과 소독차량을 미리 준비하고 생석회와 소독약 사용에 차질이 없도록 비축물량을 사전에 점검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업인들은 태풍이 지나는 동안 축사 내부 소독을 지속 실시하고 축사 내 누수, 온습도 관리와 함께 돼지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확인해해야 한다"며 "태풍이 지나간 내일 아침부터 축사 시설·울타리 파손 등을 점검하고 충분한 환기 등 사육환경을 관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 국내 첫 경기도 파주와 연천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 1만 5333여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 20일 파주 2개 양돈 농가에서 ASF 의심 신고가 방역 당국에 접수됐지만 음성으로 판정 났다. 이번 살처분은 구제역 등 다른 동물 전염병 때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로 질식시킨 뒤 매몰하거나, 동물 사체를 고온·고압 처리해 기름 등으로 분리한 뒤 사료나 비료 원료로 활용하는 렌더링 방식으로 이뤄졌다.
아울러 정부는 추가 ASF를 차단하기 위해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보다 한차원 높은 '최고단계' 대응으로 지속적인 방역 활동을 펴고 있다. ASF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 이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하도록 규정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SOP)'보다 살처분 범위를 확대, 3km 내 농장에서 사육되는 돼지를 살처분했다. 중점관리지역 내 양돈농장에 대한 '돼지반출금지 조치 기간'도 당초 1주간에서 3주간으로 연장 운영되고 있다.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사진)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태풍 타파,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