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가운데 핵심 추동력으로 인공지능(AI)이 초미의 관심사다. AI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국가적 명운을 걸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최신기술이 아닌 산업·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혁신의 키워드이자 범용기술이라 할 수 있다. 즉, 국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필수적 기술이다. 필자가 속한 연구원도 '국가 지능화 종합연구기관'이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걸고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창의적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1950년대 앨런 튜링(Alan Turing)에 의해 개념이 만들어진 이래로 ICT 분야 중 하나로 개념화돼왔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은 ICT 전 분야의 혁신을 선도하는 핵심 원천기술이고 제조업이나 농업 등 전통산업과도 접목되는 등 적용 분야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5G처럼 이동통신기술과 접목되면 초실감형 서비스, 스마트공장 등이 가능해진다. 반도체와 융합하면 복잡한 알고리즘을 빠르게 연산하는 효율적 반도체 개발도 이뤄진다. 또 SW와 결합하면, 사람과 아주 자연스레 인터페이스 할 수 있는 인간 친화적 SW도 만들 수 있다. 이렇듯 본 기술은 전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이 높다. 우리는 이와 같은 변화를 '제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부른다.
필자의 연구원에서는 크게 세 분류의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 중이다. 첫 번째, 연구진이 오래전부터 핵심 분야로 여겨 연구해 왔던 언어지능 분야다. 음성인식, 자동통역, 엑소브레인(ExoBrain) 기술 등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사람의 시각을 인공지능이 구현하는 시각지능이다. CCTV를 자동 분석하거나 지능형 감시시스템 등을 말한다. 세 번째는 AI 반도체와 컴퓨팅기술이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많은 연산이 필요하고, 아주 복잡한 알고리즘을 구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에 특화된 고성능 컴퓨터가 요구되고 이를 구성하기 위한 반도체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인공지능용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기술에 관한 연구도 집중하고 있다. 연구진이 이미 개발한 바 있는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의 알데바란(Aldebaran) 프로세서 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반도체 칩을 올 연말쯤 시제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AI 반도체는 향후 자율주행차나 드론에 적용돼 스마트폰처럼 작은 컴퓨터와 배터리만을 이용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자율운행을 가능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존 연구하던 자동 통역, 음성인식, 영상인식기술 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감과 동시에 시각, 언어, 음성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복합지능을 이용하면 인공지능이 점점 사람과 유사해지면서 사람을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의 많은 서비스도 가능케 될 것이다. 인공지능은 이처럼 신산업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존산업의 효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큰 공헌을 한다. 공장 자동화나 스마트팜이 대표적인 예다.
향후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기술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나 개념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미국이나 중국이 투자하는 인공지능 규모에 비해 우리나라 규모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스트 딥 러닝' 분야처럼 전 세계적으로 시작 단계에 있는 핵심원천기술 연구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결과를 설명하고 인간을 설득하며 나아가 윤리적 판단까지 가능한 '신뢰성 있는 인공지능' 연구나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지식을 스스로 습득하는 비지도(非指導) 학습, 새로운 분야에 스스로 적응하는 전이학습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가 보유한 핵심 ICT에 이와 같은 인공지능 신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 창출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형 4차산업혁명'의 발현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