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에서 혐의 자백 안해
공소시효 만료돼 처벌은 못해
처제 성폭행·살인 무기수 복역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30여년 만에 특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반기수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장이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우리나라 강력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를 30여년 만에 특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3년 만에 DNA 분석기법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L씨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9일 경기남부청 반기수 2부장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용의자 L(56) 씨의 DNA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가운데 세 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세 차례 사건은 5, 7, 9차 살인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9차 사건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L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L씨는 그러나 최근 이뤄진 경찰의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현재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L씨를 찾아가 조사했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한 자백을 얻어내진 못했다.

L씨는 1994년 1월 청주에서 자신의 집에 놀러 온 처제 이모 씨(당시 20세)에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인 뒤 성폭행, 살해한 혐의로 현재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반 2부장은 "L씨 DNA가 일치한다는 결과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하나의 단서"라며 "이 단서를 토대로 기초수사를 하던 중에 일부 언론에 수사 사실이 알려져 불가피하게 브리핑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도 국과수에 보내 DNA 분석을 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사건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돼 L씨가 사건의 진범으로 드러나도 처벌할 수 없다. 경찰은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면 공소권 없음으로 L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주연의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하는 등 국민적 관심을 모은 장기 미제 사건이다.

희대의 연쇄살인 사건으로 동원된 경찰 연인원만 205만여명에 달하며, 수사 대상자 2만1280명과 지문대조 4만116명 등 각종 수사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2006년 4월 2일 마지막 10차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후에도 관련 제보를 접수하고 보관된 증거를 분석하는 등 수사를 계속해왔다.

황병서기자 BShw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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