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조국 리스크'가 수치로 현실화했다. 조여드는 검찰 수사망과 수위를 높여가는 야당의 퇴진 압박에 민주당이 수세에 몰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19일 발표한 9월 3주차 주중동향(tbs 의뢰·조사기간 16~18일)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긍정평가가 43.8%로 역대 최저치, 부정평가가 53.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38.2%로, 1.3%포인트 떨어졌고,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32.1%로 2.0%포인트 올랐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6.1%포인트로 좁혀졌다. 아직 오차범위(95% 신뢰수준 ±2.2%포인트) 안으로 격차가 좁혀진 것은 아니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무엇보다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등 보수야당의 지지율이 일제히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정의당·민주평화당은 하락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일 조 장관을 임명한 이후로 한동안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나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내림세를 보이긴 했으나 이처럼 큰 폭의 변동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지지율이 요동치고 있는 것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 장관의 5촌 조카는 결국 구속됐고, 조 장관의 부인도 딸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조 장관의 딸도 비공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한 검찰 수사도 매서워지고 있다.
조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여론도 여전히 반대가 우세하다. 리얼미터가 이날 내놓은 '조 장관 임명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결과에서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55.5%,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35.3%로 조사됐다.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정치권 다툼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국민들의 '조국 피로도'가 극심한 데다 검찰 수사에서 가족과 관련한 범죄 정황이 속속 나오고, 조 장관을 겨냥한 추가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민주당이 여러 가지 민생정책을 쏟아내며 여론을 환기하려 애쓰고 있으나 워낙 '조국 블랙홀'이 강력한 터라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삭발에 이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지난 18일 국회에 조 장관의 의혹을 규명할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 때문에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이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단호히 반대하고 있지만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표결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이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는 매우 엉뚱하다. 자신들이 고발해서 검찰이 독립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왜 다시 야당이 나서 직접 조사하겠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의 국정조사 요구는 법률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관련 법에 '수사 중인 사건에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조사를 행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아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장관의 무혐의가 확실히 드러나기 전까지는 '조국 이슈'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