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美 출원 특허 7479건
2008년 11건서 700배 폭증
미국 주도속 韓·中 경쟁 치열



바이오산업의 차세대 혁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가위 기술 중 크리스퍼 관련 특허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 한국 등 3개 국가가 원천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며 특허출원을 늘려가고 있다.

17일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 출원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관련 특허는 2008년 11건에서 지난해 7479건으로 10년 새 700배 가까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3년 119건에서 2014년 469건, 2015년 1400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해 2016년 2990건, 2017년 4831건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었다.

유전자 가위는 인간과 동식물 세포의 특정 염기서열을 인지해 해당 부위 DNA를 절단하는 데 쓰이는 인공 효소다. 최근에는 크리스퍼라는 RNA가 표적 유전자를 찾아가 DNA 염기서열을 효율적으로 자라는 제3세대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주요 출원인(33개)을 보면 MIT대, 브로드연구소, 하버드대 등 미국이 22개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중국 8개, 한국·일본이 각각 1개에 달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김진수 IBS 유전체교정연구단 수석연구위원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와 관련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IBS 1개 기관만이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을 뿐, 아직까지 미국 특허를 받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은 미국, 중국의 '2강 경쟁 구도'를 띄고 있어 우리나라의 특허 확보를 위한 노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가장 먼저 미국 특허를 받은 연구팀은 하버드대학과 MIT가 공동 설립하고,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펭 장 교수가 이끄는 브로드연구소로, 2014년 특허를 획득했다.

다우드나 UC버클리대 교수와 샤르팡티 박사팀은 브로드연구소보다 7개월 빠른 2012년 5월 특허를 출원했지만 미국 특허청의 특허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수차례 보완을 통해 지난 4월에야 특허등록됐다. 이 과정에서 다우드나 UC버클리 연구팀은 2016년 브로드연구소의 특허에 대한 무효 소송을 제기해 2018년 브로드연구소가 승소하는 등 크리스퍼 가위를 둘러싼 특허분쟁은 일단락됐다. 우리나라에선 툴젠이 2012년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으나, 지금까지 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김범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전자가위 기술은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기술인 만큼 주요국에서 원천특허 확보를 위한 특허분쟁도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과 중국이 이 분야의 기술 패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기술을 고도화하고, 미국, 유럽 등 특허 영향력이 있는 주요 국가에서 특허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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