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車 본고장 진입장벽 높아 GV80·70으로 3년만에 재도전 내년 1월부터 순차 출시할 듯
제네시스 GV80 콘셉트카.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가 내년 미(未)개척 시장인 유럽에서 첫 브랜드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과 GV70을 순차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유럽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차 업체를 주축으로 한 고급차 브랜드의 본고장인 만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2015년 '쓴맛'을 본 후 사실상 철수 수순을 밟은 만큼 SUV로 '교두보'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본지가 입수한 자료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1월 중순부터 울산공장에서 생산할 GV80(프로젝트명 JX)을 내년 1분기 중 유럽에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내년 하반기 중 GV70(프로젝트명 JK)도 순차 출시한다.
제네시스는 GV80에 3.0ℓ급 경유엔진을 적용한 차를 우선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유럽시장에서 경유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네시스의 계획대로 유럽 진출이 현실화한다면 약 3년 만의 재상륙이다. 앞서 2015년 G80으로 영국 등 유럽시장 문을 두드렸던 제네시스는 연간 두 자릿수에 불과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다 작년부터 판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업계는 이를 사실상 철수로 받아들였다.
제네시스가 좀처럼 유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은 신생 브랜드라는 한계와 기존 BMW와 벤츠 등 현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충성심이 맞물린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최근 유럽에서 만난 독일 고급차 브랜드의 한 엔지니어는 "현대차는 알았지만, 제네시스는 처음 들어봤다"고 했다. 독일차 업계 관계자 역시 "유럽은 BMW, 벤츠, 아우디 등 고급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재진출할 첫 카드로 GV80을 내세운 것은 현재 유럽시장은 물론, 세계 자동차 시장이 SUV를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경우 올해 SUV 점유율이 30%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그린피스가 최근 내놓은 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 SUV 판매 비중은 2008년 8%에서 작년 이미 32%로 4배 이상 성장했다. 그동안 유럽은 왜건이나 해치백 등의 형태를 갖춘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었다.
이밖에 외관 등 디자인부문에서도 '스타급' 디자이너를 영입하며 담금질을 해왔다. 벤틀리 출신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담당 부사장을 비롯해 GM(제너럴모터스)와 벤틀리 출신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 전무, 폭스바겐 출신 사이먼 로스비 현대스타일링담당 상무, GM과 BMW 출신 서주호 현대디자인이노베이션 상무 등이 회사에 합류했다. 최근 제네시스는 알파 로메오, 람보르기니 등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도해 온 필리포 페리니 디자이너를 유럽 제네시스 선행디자인 스튜디오 총책임자 상무로 영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