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국산 돼지고기를 이용하는 식품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던 중국에서 돼지 집단 폐사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40% 넘게 폭등하기도 했던 만큼 원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2010~2011년 구제역 사태의 재발을 걱정하고 있다. 구제역 파동 당시 소·돼지 348만 마리가 살처분되며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폭등했다. 이에 주요 업체들도 돼지고기를 이용하는 햄·만두 등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기도 했다.

주요 식품업체들은 열병이 이제 첫 발견된 데다 미리 비축해 둔 돼지고기 물량이 충분해 당분간은 큰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아시아 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퍼졌던 만큼 각 업체들은 돼지고기 비축 물량을 늘리고 추가 공급 루트를 확보하는 등 대비를 마친 상태다.

검역당국이 추가발병과 확산을 막기 위해 48시간 전국 축산종사자 이동중지 조치에 들어가면서 돼지고기 수급에 다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이나 공급 부족 등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 ASF가 퍼진 이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를 해 둔 상태"라며 "비축물량에 여유가 있어 당분간은 함량 조절이나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런천미트 사태로 큰 피해를 봤던 대상 청정원 역시 관망세다. 열병이 확산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생산에 큰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

대상 관계자는 "냉동 돼지고기 보유 물량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격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육과 국내산을 섞는 제품은 비율 조정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SF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산 돼지고기 원가가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만두나 햄 등에 들어가는 수입육 비율을 높여 원가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폐사율 최대 100%에 이르는 치명적인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국내 최초로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돼지농장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감염된 돼지 및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남은 음식물의 돼지 급여, 야생멧돼지 등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잠복기는 3일에서 최장 21일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달 5월 30일 북한에서 발생했으며 앞서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서 확산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생긴 이후 돼지고깃값이 40% 넘게 오르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고기 가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정부는 올해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후 방역에 힘을 쏟았다.

농식품부는 전국 모든 양돈 농장을 대상으로 돼지 혈액검사를 하고 방역 작업을 펼쳐왔으나 결국 국내에 유입됐다.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주요 식품업체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식품업체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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