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국산 돼지고기를 이용하는 식품업체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앞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던 중국에서 돼지 집단 폐사로 인해 돼지고기 가격이 40% 넘게 폭등하기도 했던 만큼 원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파주시의 한 돼지 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인 데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지난해 중국과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 주변국에 큰 피해를 입혔고 지난 5월 북한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발생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40% 넘게 오르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2010~2011년 구제역 사태의 재발을 걱정하고 있다. 열병이 이제 첫 발견된 데다 미리 비축해 둔 돼지고기 물량이 충분해 당분간은 큰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구제역 파동 당시 국내에서만 소·돼지 348만 마리가 살처분되며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폭등했다. 이에 주요 업체들도 돼지고기를 이용하는 햄·만두 등의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 ASF가 퍼진 이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를 해 둔 상태"라며 "비축물량에 여유가 있어 당분간은 함량 조절이나 가격 인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런천미트 사태로 큰 피해를 봤던 대상 청정원 역시 관망세다. 열병이 확산될 경우를 대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생산에 큰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
대상 관계자는 "냉동 돼지고기 보유 물량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당장 돼지고기 가격이 올라도 원가 인상 요인이 발생하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연동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입육과 국내산을 섞는 제품은 비율 조정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SF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산 돼지고기 원가가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만두나 햄 등에 들어가는 수입육 비율을 높여 원가를 조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파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식품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강원도 홍천에서 가상 방역 훈련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