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현 경제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 말은 지난 8월 고용지표와 가계소득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가 45만2000명 늘어 증가폭이 2년 5개월 만에 가장 컸다. 실업률도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해 3%를 기록했다.

그러나 통계 수치를 한거플만 벗겨보면 일자리 상황이 결코 나아지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업종별 일자리 증감을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7만4000)이 늘었고 제조업(-2만4000명)과 금융·보험업 취업자(-4만5000명)가 줄었다. 일자리가 증가한 분야는 주로 세금을 투입한 공공분야이고 준 곳은 민간분야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17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용의 양과 질에서 모두 개선됐다고 했는데, 속내를 들여다 보면 실상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 드러난다. 연령별 취업자를 보면 고용의 질은 악화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가 12만7000명이나 줄면서 46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60대 취업자는 39만1000명, 50대 이상으로 확대하면 52만명이나 증가했다. 주로 세금으로 떠받치는 일자리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재정을 투입해 늘린 '세금 일자리'를 두고 한 것으로 재정 투입이 끝나면 금세 사라질 일자리들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절실한 일자리는 고용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청년층을 위한 안정적 일자리다. 실업률이 기록적으로 낮아졌다지만 구직단념자가 54만2000명으로 사상 최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청년 일자리는 제조업과 금융·서비스, 신산업 등에서 창출된다. 그러나 이런 일자리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그로 인한 투자위축, 경직된 노동시장 때문에 꽉 막혀 있다. 현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그런 일자리는 만들 수 없다.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문 대통령 말은 실상을 외면한 자화자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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