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이어 이마트·현대百 자사주매입으로 주가 하락 방어 부동산 매각해 유동성 확보도 "온라인에 밀려 반전 쉽지않을듯"
[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는 유통업계가 위기 돌파를 위해 점포를 팔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하지만 소비 트렌드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는 가운데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아 이 같은 노력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롯데쇼핑 주식 20만주(약 273억원 규모)를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장내 매수했다. 거래 후 롯데지주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39.5%까지 상승했다.
실적 부진 지속으로 주가가 바닥까지 곤두박질치자,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현재 롯데쇼핑 주가는 13만원대에서 횡보를 거듭 중이다. 이는 10년 전(30만원선) 보다도 5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20일 기록한 52주최고가(22만9000원)와 비교하면 1년도 안돼 주가가 반토막 났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96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5% 감소했고, 롯데마트는 2분기에 3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슈퍼도 유통업 부진의 추세를 비껴가지 못했다. 롯데쇼핑의 주가는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최저가 공세에 더해 지난 7월부터는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까지 겹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도 주가 안정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오는 11월13일까지 9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이기로 했고, 현대백화점도 지난달 8일 162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방침을 공시했다.
이마트는 2분기에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폭락했고, 현대백화점도 들쑥날쑥한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지난 3월 연중 고점을 기록한 이후 30% 이상 급락했다.
롯데하이마트는 회사 차원이 아니라 대표이사가 직접 회사 주식을 매입해 책임경영 의지를 다졌다. 자회사 주식이나 자사주 매입과 함께 주요 유통업체들이 선택한 또하나의 자구책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다. 부동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한편 체계적 자산 관리를 통한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마트와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이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이마트는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올해 말까지 약 1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158개 점포(할인점 142개, 트레이더스 16개) 중 자가 점포가 135개(85.4%)로, 자가점포 비율이 50∼60% 정도인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마트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된 현금을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과 마트, 아울렛 등 롯데쇼핑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롯데리츠는 오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10월 말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흥행 참패로 코스피 상장 계획을 한차례 철회했던 홈플러스리츠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은 유통업계가 쉽게 회복 실마리를 찾기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인구 구조와 소비 트렌드 변화, 강력한 유통업 규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을 필두로 비상장 전사상거래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이 심하다 보니 사실상 매출액 규모를 키운다 해서 수익을 거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새벽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더욱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