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작년에 이어 올해 임금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측이 노동조합에 제시했던 '희망퇴직'이 시발점이 됐다. 르노삼성은 순차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과거와 생산량이 별반 차이가 없는 데다 5년째 이어진 희망퇴직에 따른 고(高)강도 노동이 심화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수익성 확보를 꾀할 수밖에 없는 르노삼성과 노조는 당장 '밥그릇'이 연관된 만큼 단기간 내 견해차를 좁히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노조,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현장 인력 부족" = 2일 르노삼성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년 5746명이었던 부산공장 인원은 작년 4261명까지 줄었다. 가장 큰 폭으로 인력 감소세가 나타났던 시기는 르노삼성이 지난 2012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때이다. 그해에만 90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노조는 최근 사측으로부터 전달받은 생산 계획 변경을 사실상 2012년과 같은 구조조정으로 보고 있다. 앞서 8월 21일 르노삼성은 설명회를 열어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인 XM3 유럽 수출 물량을 받지 못할 경우 내년 생산 물량(12만대)을 오는 2022년까지 9만6000대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노조에 전달했다. 생산 물량 변경에 따라 시간당 생산 물량도 변경할 수밖에 없으므로, 잉여인력이 발생하는 데 대해 희망퇴직이나 순환 휴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칼바람' 방침을 전달받은 노조는 과거부터 이어진 희망퇴직 등의 조치로 현장 노동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4261명에서 정규직 400여 명을 구조조정할 경우 3850여 명이 남는데, 내년 사측이 제시한 생산 물량은 12만대로, 지난 2013년(12만9000대)과 비슷하다. 2013년 당시 인력은 4385명으로, 현재보다 100여 명이 부족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작년 임단협에서 합의한 직훈생 60명을 채용하고 노동강도를 낮춰라"고 했다.

◇'벼랑 끝' 르노삼성, 올해도 쉽지 않다 = 르노삼성 노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임단협에서 '파국'을 맞을 처지에 놓였다. 노사는 지난 6월 우여곡절 끝에 1년 만에 작년 임단협을 매듭지은 바 있다.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으로서는 지속해서 줄어드는 일감부족에 따라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한국지엠(GM)과 쌍용자동차처럼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게 아니라, 과거 단행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미 수천억원대 흑자를 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르노삼성 노조는 이번 사측의 희망퇴직 방침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작년 노사가 임금동결에 합의한 만큼 올해 부담을 느끼고 임협 이전 사측에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르노삼성 측은 "현재 구체적인 인원 규모와 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조와 앞으로 생산인력 운영방안에 대해 시기와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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