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줄자 '감원 방침' 공통점
'강대강 대치' 노사 모두 불리
현대차 잠정합의 영향력 주목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차 제공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 '큰형님' 격인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에 무분규로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파열음'을 내고 있는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에 쏠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동조합 최대사업장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 노조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최근 부산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400명, 희망퇴직과 순환휴직을 실시할 수 있다는 방침을 현장에 전달했다. 사실상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의 구조조정 수순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지속해서 줄어드는 일감 부족 여파다. 르노삼성은 올 들어 7월까지 부산공장에서 작년 같은 기간(13만9310대)보다 29% 줄어든 9만8800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그동안 부산공장 생산량 절반가량을 차지해왔던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로그 물량이 급감한 여파다. 작년 기준 로그는 부산공장 전체 생산량(21만5680대) 중 절반가량을 차지했지만, 지속하는 르노삼성의 노사 관계 악화 등으로 위탁생산해왔던 로그 물량이 반 토막이 났다. 오는 9월 위탁생산 계약이 끝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 상황에서 인력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르노삼성은 일감 감소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기존 생산직 직원 1800여 명 가운데 20%, 400여 명은 유휴 인력이 된다. 르노삼성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통보"라며 "구조조정 방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의 상황도 비슷하다. 경차를 주로 생산하는 창원공장을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창원공장이 생산하는 스파크와 다마스 등의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공장가동률이 2년 가까이 60%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힘든 와중에 한국GM 노사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고려해 다른 완성차 업계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있지만, 한국GM 노조는 '마이웨이'다. 지난 23일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까지 잔업과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이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회사가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한 약속을 원칙적으로 이행했듯이 노조와 종업원들도 단협상 약속을 모두 이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임금인상, 상여금 지급은 물론, 현재 노조 측이 요구하는 사안을 들어줄 수 없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무분규로 마련하면서 다른 완성차 업계 노조도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대차와 달리 한국GM과 르노삼성은 국내에 공장을 두고 있는 사실상 외국계 자동차 회사"라며 "지속하는 노사 관계의 강대강(强對强) 대치는 양쪽 모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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