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독성이 체내에서 활성화되는 과정을 규명, 향후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김명희 박사팀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인체에 감염된 후 독성인자를 방출해 병원성을 급격히 활성화시키는 매커니즘을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해안 지역에서 6∼9월에 발생하는 세균으로, 인체 감염 시 가장 강력한 독성을 나타내는 독소(MARTX)를 방출해 악화시킨다. 이 독소는 다양한 독성인자 간 묶음 형태로 존재하고, 개별 단위로 잘라져 방출돼 세포 기능을 마비시키고, 균 증식을 통해 패혈증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독소가 단백질 분해효소(CPD)에 의해 독성인자가 연결 부위가 잘라져 2∼3개의 독성 유발인자들이 연결된 중간체를 만들고, 다양한 세포 구획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중간체에 포함된 독성인자(MCF)는 인체 단백질들과 강력하게 결합해 함께 붙어 있던 독성인자들을 잘라내 방출시킴으로써, 세포 기능을 마비시키고 독성을 활성화한다. 마치 시한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것처럼, 세포 모든 영역에 독성인자를 방출시켜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독성 활성화 과정을 고해상도 구조분석을 통해 분자 수준에서 확인했으며, 인체 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지 못하는 독성인자(MCF)를 함유한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쥐에 감염시켰을 때 독성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생쥐실험을 파악했다.
김명희 생명연 박사는 "환자들로부터 분리한 여러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사용해 패혈증 활성화 과정을 밝힌 성과로, 독성인자와 인체 단백질 결합을 막으면 비브리오 패혈증균 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지(PNAS, 지난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연구재단과 생명연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연구가 수행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김명희 생명연 박사(왼쪽) 연구팀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의 독성 활성화 과정을 규명하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생명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