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맥주 매출 90% 주저앉고
불매대표 유니클로도 치명타
국내사업자·직원 연쇄 '불똥'
'노 불매' 도넘은 비난 우려도

백색국가 제외 D-1…"원료 재고 얼마나 남았나"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슈퍼섬유 산업용 펠트 등을 생산하는 '(주)보우'의 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에 해당하는 일본산 원료의 재고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색국가 제외 D-1…"원료 재고 얼마나 남았나"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백색국가 제외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에 위치한 슈퍼섬유 산업용 펠트 등을 생산하는 '(주)보우'의 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에 해당하는 일본산 원료의 재고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재팬' 열풍 2개월의 명암 (상)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 된 지 두 달이 됐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NO JAPAN' 운동은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불매 불길'은 일본 기업과 방송의 잇단 혐한 발언 등으로 해묵은 한일 갈등으로 비화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확전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불매 운동이 장기화하면서 일각에선 자칫 마녀사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후폭풍을 맞고 있는 우리 경제의 주름살도 더 깊어질 수 있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일 무역갈등은 단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편의점 CU에서는 일본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89.6% 감소했다. 일본 맥주 브랜드들이 지난해 수입맥주 판매 톱 5에 아사히(1위), 기린이치방(4위), 삿포로(5위) 등 3개 브랜드를 올렸음을 감안하면 불매운동의 영향이 매출 감소에 치명타가 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GS25 역시 지난해 22.1%였던 일본 맥주 비중이 1.8%로 급락했다. 사실상 일본 맥주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불매 기업'으로 지목된 유니클로도 지난 7월 매출이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인 735만명에 달했던 일본행 관광객 역시 급감하는 추세다. 하나투어는 8, 9월 예정된 일본 여행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80% 줄었다. 모두투어는 올 추석 연휴 일본 여행 예약 건수가 작년의 10%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불매 대상도 일본 브랜드에서 '일본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즉석밥 1위 제품 '햇반'에 일본산 미강 추출물이 0.1% 들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곤욕을 치렀다. 여기에 이 미강 추출물이 후쿠시마산이라는 괴담까지 SNS에 퍼졌다.

결국 CJ제일제당은 "미강추출물은 후쿠시마산이 아니며 미강추출물의 국산화를 빠른 시일 내에 이루겠다"는 입장문을 내야만 했다.

다른 일본계 기업들 역시 불매운동의 타격을 체감하며 향후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는 상황이다.

특히 불매운동의 초기부터 주 타깃이 되며 매출 하락폭이 가장 컸던 맥주와 의류 등의 시장에서는 일본과의 관계가 호전된 뒤에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상품에 대한 반감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일본 상품이 갖고 있던 신뢰성이 사라진 만큼 일본 맥주나 의류가 이전처럼 시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일본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사업자나 직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불매 타깃이 된 일부 기업들은 무급휴가나 인원 감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관광객·브랜드에 대한 폭력이나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등의 과도한 행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선 이른바 '관제 국뽕(국수적 민족주의)' 바람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한 소비자는 "불매는 소비자·개인으로서의 당연한 권리지만 이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아예 매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행위는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며 "불매운동이 마녀사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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