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8·9 개각 인사의 인사청문회가 다가오면서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계파싸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이번 청문 정국에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이 가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며 "조 후보자는 전날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어이없는 검찰 개혁안을 발표했는데 각종 부정 의혹에 대해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검찰 개혁을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고, 검찰을 미리부터 겁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지금 법무부 장관 낙마가 확실시되는 조 후보자에 사법개혁 방안을 묻는 국민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조 후보자가 할 일은 국민적 의혹에 대해 진실을 고백하고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나 겸허한 마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라고 열을 올렸다. 이어 "인사청문회가 9월 2~3일에 잡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해 당일날 국민들께 소상히 의혹들을 밝혀야 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오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회동을 마친 뒤 "저희는 수십 가지에 이르는 의혹을 제대로 밝힐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검증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조 후보자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오 원내대표 명의로 조 후보자와 딸을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이 인사청문 정국을 앞두고 검증 칼날을 정교하게 가는 것은 내년 총선 실시 전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여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 직후 손학규 대표가 '추석 전까지 당 지지율을 10% 이상으로 올리지 못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지지율 상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 중 하나가 바로 인사청문 정국인 셈이다.
실제로 그간 분열의 모습을 보여왔던 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조 후보자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손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시켜서는 안 된다"며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28일에는 조 후보자 사퇴 촉구 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은 또 조 후보자 뿐만 아니라 다른 장관 및 위원장 후보자에게도 매서운 칼날을 휘두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문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회 후보자에게 삼성생명 특혜성 고시라고 비판받아온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의사를 공개적으로 묻겠다"며 "새롭게 금융당국 수장이 되고자 하는 은 후보자는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