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26일 발의한 전월세(임대차) 신고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의중이 깊게 반영된 것이다.
김 장관은 의원시절인 2016년 7월 전월세 가격 인상률을 5% 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2017년 7월 국토부 장관 취임 당시 "단계적으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추진하겠다"며 "우선 전월세 등 주택 임대를 주택 거래 신고제처럼 투명하게 노출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전월세 신고제 도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과세 투명성 확보와 다주택 수요 차단이다. 2006년 부동산 실거래신고 제도 도입시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부과에서 실거래가 기반의 과세 체계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전월세 신고제 도입에는 내년부터 올해 발생한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시행하는 만큼, 임대소득 과세 환경이 무르익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임대차 신고제 도입은 매매 실거래 신고만큼 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임대 수입에 대해 철저한 과세가 가능해지는 만큼 임대사업을 포기하거나 재검토하는 집주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한 노후 임대인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필 세무사는 "최근 종합부동산세 인상, 공시가격 상승 등으로 임대인의 보유세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임대소득세까지 부과되면 집주인의 세금 부담이 단기간에 급증한다"며 "그동안 다가구 등 주택 1채로 임대를 놓아 노후 생활을 영위해온 은퇴자들의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호수가 10가구 안팎인 다가구·원룸 보유자들은 잦은 임대차 신고로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생 많아야 두세 번인 매매계약과 달리 임대차 계약은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고제를 도입하더라도 일부 지역의 고액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한 뒤 점차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임대 보증금이 높은 서울·세종의 보증금 3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우선 시행하는 것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임대차 정보 확충을 위해서도 전월세 신고제 도입은 필요하지만 급격한 제도 변화는 신고 주체의 저항과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단계적으로 시행하되, 임대소득 과세시 필요경비율을 높여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