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26일 자신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이틀 연속 사과하면서도 "현재 깊이 반성하는 마음가짐으로 국회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의 공격에 몸을 낮추면서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조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현대적선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는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족 관련 의혹에)많이 고통스럽지만 변명하거나 위로를 구하려 들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어 "(딸 문제와 관련한 여론의 비판이) 과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사실관계는 추후 인사청문회에서 제대로 밝히겠지만, 현재 저에게 쏟아지는 비판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문 대통령의 초대 민정수석을 지내다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으나, 딸의 고교 시절 제1저자 논문 문제등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조 후보자는 "학교가 마련한 인턴십 프로그램이고, 딸의 인턴십 참여에 후보자와 배우자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논문의 책임 저자인 단국대 의대 교수가 "한영외고 동급생 학부모였던 조 후보자 부인이 아이 엄마를 통해 요청했다"며 "인턴십을 시작할 때 학생이 부모와 함께 왔다"고 설명하면서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도 "저의 안이함과 불철저함으로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 준 대가라고 생각한다"며 "권력기관 개혁에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부(富)에 따른 교육 혜택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는 간과했다"고 사과했다.
조 후보자는 계속되는 여론의 공격에 몸을 낮추면서도 본인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기회를 준다면 저의 부족함과 한계를 솔직히 말하면서 질책을 받고 저의 생각과 소신도 설명드리겠다. 만약 청문회가 무산된다면 여러 방법으로 직접 설명 드릴 기회를 찾겠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조 후보자는 이날 검경 수사권조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 개혁 관련 법안 등이 포함된 이날 10페이지 분량의 보도자료도 냈다.
하지만 조 후보자를 향한 압박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대검찰청은 자유한국당이 사립학교법인 웅동학원의 교사채용비리에 조 후보자의 동생이 관여했다고 보고 배임수재와 업무방해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지난 22일 경남지역 체육계 인사로 알려진 한 관계자는 자신의 후배가 조 후보자의 동생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웅동학원 교사 지원자 2명의 부모들로부터 각각 1억원 씩 받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채용과 관련한 시험문제와 답안을 건넨 장소와 현금을 전달받기까지 과정 또한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