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그야말로 파업 '광풍'이다. 미·중 무역 분쟁이 날로 심화하며 대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철강을 시작으로, 자동차, 조선까지 주요 산업 노동계는 아랑곳하지 않고 '임금 인상'에 목을 매는 모양새다. 주요 산업계가 심화하는 대외적 리스크에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는 와중에 내부 악재에까지 휘말린 것이다. 당장 이번 주가 연대투쟁 등 사측을 향한 압박 카드를 예고한 만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집중교섭 막바지…현대차 노조, "통 큰 결단 없을 시 혹독한 대가" =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오는 27일까지 현대차 노사는 집중 교섭을 진행한다.

현대차 노조는 중앙쟁대위 속보에서 "집중교섭 이후 더 이상 인내는 없다"며 "통상임금 소급분 및 핵심 사안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기만적인 교섭태도를 보인다면 집중교섭이 끝나는 이후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에 △임금 12만3526원 인상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인원 충원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정년 64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급 150% 지급 △타결 일시금 25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0만원 등을 제시한 상태다.

그나마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차 노조에서 여름휴가 이후 곧바로 파업에 돌입하지 않은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애초 업계는 여름휴가가 끝난 후 처음으로 열리는 13일 쟁대위에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 노사의 견해차가 큰 데다, 파업 찬반투표에서 84.1%의 찬성표를 얻을 만큼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일관계 경색으로 인한 무역갈등에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노조 역시 파업 강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수주절벽' 조선업계, 공동투쟁 임박…철강업계도 '시한폭탄' =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오는 28일 총파업 공동투쟁에 나선다. 이들은 공동으로 조선사업장 현안과 요구에 대해 발표하고 총파업 공동투쟁을 결의하며 대규모 상경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작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반짝'했지만, 올해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수주절벽에 시달리는 중이다. 현 추세라면 올해 초 내세운 수주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올해 수주목표 절반 이상을 채운 업체는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인수합병(M&A)을 반대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삼성중공업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5년간 임금이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며 참아왔던 울분을 쏟아내는 중이다. 현재 수주상황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노사 간 합의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내 철강업계 '빅2'인 현대제철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천지부, 광전지부, 충남지부, 포항지부, 충남지부 등 5개 지회를 통합해 올해 임단협 교섭에 나서면서다.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노조 측은 그동안 현대차그룹이 암묵적으로 주력사인 현대·기아차의 임단협 타결 이후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다른 계열사의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이른바 '양재동 가이드라인'을 철폐하겠다고 주장한다. 오는 28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가이드라인 분쇄' 등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9년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9년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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