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명절에도 24시간 열려 있는 곳으로 인식되던 편의점 풍경이 바뀌어 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워라밸 열풍'의 영향으로 추석·설 등 명절 기간에 문을 닫는 점포가 늘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편의점업계 최초로 올 추석부터 명절 휴무 자율화 제도를 실시한다. 지금까지 추석 휴무를 신청한 점포는 전체 점포의 10% 수준인 1300여개에 달한다.
그간 편의점이 명절 등 특정일에 휴무를 하기 위해서는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매출이 높은 핵심 점포나 명절 매출이 높은 지역의 점포들은 사실상 휴무가 쉽지 않았다. 휴무 가맹점은 지원금 중단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CU는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신청을 받는 것이 아니라 통보 후 자율적으로 휴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했다.
처음부터 영업일수와 휴무를 가맹점주가 선택할 수 있는 이마트24의 경우 경쟁사들보다 문을 닫는 점포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설에 전체 점포의 24% 수준이었던 휴무 점포는 지난 추석 32%, 올해 설에는 37%로 증가했다.
GS25도 올해 1000여개 점포가 추석 당일에 문을 닫는다.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매출이 낮게 나오는 명절에는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워 휴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특히 명절 당일 매출이 급감하는 오피스 상권 점포들은 '문을 열면 손해'라는 것이다. 실제 명절 당일 휴무를 신청하는 점포들은 대부분 오피스 상권 점포다. 주거지역 점포들은 주변 상가가 문을 열지 않아 오히려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일보다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워라밸' 트렌드도 명절 휴무 비중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전에는 '편의점은 24시간·365일 열어야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쉴 땐 쉬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편의점이 문을 닫는 것에 대한 고객 불만도 적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의 편의점주 근무환경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명절 당일 자율영업에 찬성했다.
편의점업계의 명절 휴무 점포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초 명절 당일과 경조사 때 점주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하면 가맹본부가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표준가맹계약서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절 영업 여부는 점주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며 "편의점 본사도 바뀌어가는 트렌드에 맞춰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