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사진=연합뉴스)
제주 전남편 살해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혐의를 벗기 위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유족이 반발했다.
피해자 유족 측의 법률대리인인 강문혁 변호사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유정이 피해자를 과도한 성욕자로 몰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앞서 고 씨 측 남윤국 변호사는 지난 12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정식 공판에서 피해자가 과도한 성욕자로서 결혼생활 동안 변태적인 성행위를 강요했고, 이러한 피해자의 성향이 성폭행을 시도하게 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강 변호사는 "범행 직후 시신을 두 차례에 걸쳐 훼손하고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전남편의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등 고유정의 비상식적인 일련의 행동을 객관적인 증거나 상식으로 해명할 수 없기 때문에 공판기일을 앞두고 만들어낸 새로운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부부사이 성생활 문제는 지극히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만큼 당사자가 아닌 그 누구도 해명하기 곤란한 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고 씨가 거짓을 말해도 피해자가 반박할 수 없다는 것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변호사는 이어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고유정은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피해자를 비정상적인 성욕자로 비난하는 전략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특히 강 변호사는 "고유정은 피해자와 이혼 소송 중 수십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서면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상세하게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피해자의 과도한 성욕이나 변태적 성행위 강요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한 사실이 없다"며 고 씨의 주장이 치명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이혼 소송 가운데 전혀 언급도 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언급하는 것은 감형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게 강 변호사측의 주장이다.
고 씨의 다음 재판은 9월 2일 오후 2시 열린다. 고 씨는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한 뒤 사체를 훼손해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