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가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당시 관리처분인가 단지에도 상한제를 소급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재건축 민심이 들끓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 14일부터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등 분양가 상한제 관련 법률 입법 예고에 들어간 뒤 16일부터 19일까지 국토부 홈페이지에는 370여 건의 분양가상한제 반대 의견이 접수됐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주민들이 '소급 적용'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한 조합원은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는 기대이익도 이익으로 보고 세금을 거둬가면서 분양가상한제는 관리처분인가 시, 책정한 분양가가 (확정이익이 아닌) 기대이익에 불과해 위헌이 아니라는 이중 잣대를 들이밀면서 재산권 침해와 헌법에 위배되는 제도를 시행하려고 한다"며 "상한제 시행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상한제 소급 적용 논란과 관련해 "관리처분인가에 포함된 예상 분양가격·사업가치는 법률상 보호되는 확정된 재산권이 아닌 기대이익에 불과하고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익이 조합원 기대이익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이주를 마친 단지 조합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며 충격에 휩싸였다.
국토부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입주자 모집공고일을 기준으로 상한제를 적용할 것으로 봤지만, 시장 충격을 줄이고 소급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시행을 유예하는 경과규정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조합원은 "최소 10년 이상 기다려온 1주택 실소유자들도 많은데 강남 일부 재건축 가격이 들썩거린다고 분양가 상한제를 한다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비강남권 재개발 사업 조합원도 상한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강북의 흙수저 조합원'이라고 밝힌 이모씨는 "아끼고 아껴서 내 집 장만해 보겠다고 동대문구에 재개발 주택을 하나 구입해서 겨우 이주가 마무리되는 중인데 갑자기 상한제를 적용해 추가분담금이 더 나오면 낼 돈이 없어 빚더미에 앉게 된다"며 "유예기간만이라고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상한제 반대 의견이 상당수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지난 6일 '분양가 상한제 추진 중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서 "기존 아파트 조합원들에게는 시세보다 땅을 강제로 싸게 팔게 해 피해를 주고 일반 분양자에게는 막대한 로또 수익을 안기겠다는 정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주택금융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한 및 분양가 상한제의 소급 적용은 재산권 침해', '분양가 상한제 시행령의 경과규정 반영해달라'는 등의 청원 글도 올라와 있다.
이번 주택법 시행령 등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달 23일까지여서 조합원들의 반대 의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1만2000가구 재건축 최대어 둔촌주공 아파트 건설 현장에 분양가상한제를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