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잇단 1%대 하향 美·中 무역전쟁에 日경제보복 겹쳐 S&P는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 높여 커지는 불확실성… 경제 위기 엄습
희뿌연 부산신항 사진 = 연합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 보복, 미국의 경기하향 우려 등 사방이 악재로 둘러싸여 한국경제가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으로 세계 경제에 'R(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면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더욱 확산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해외 IB들이 한국 성장률에 기대치를 1%대로 낮추는 분위기다. 이로써 국제신용평가사와 연구소, 주요 IB들 중 올해 한국 성장률을 1%대로 낮춘 곳은 11곳으로 늘었다.
18일 국제신용평가사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2개 기관의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이달 기준 2.0%로 전달(2.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제시한 곳도 점점 늘고 있다. 스탠더드차타드(1.0%), ING그룹(1.4%), IHS마킷(1.7%), 노무라증권(1.8%), 씨티그룹(1.8%), 모건스탠리(1.8%), BoA메릴린치(1.9%), JP모건체이스(1.9%) 등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제시했는데, 골드만삭스까지 추가되면서 11곳으로 늘었다.
글로벌 불확실성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위협한 불확실성은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 보복이 가장 컸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경제가 하향조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대외적 불확실성이 강화됐다.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발표한 미국 경기순환 지표 분석 보고서를 보면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간 경기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은 30∼35%로 전분기(25∼30%)보다 한단계 올라갔다.
S&P는 10개 선행지표 중 1개인 미국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가 3개월째 역전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금융시장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계산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34.9%로, 거의 상단에 가깝다. 금융 상황이 긴축에 빠질 경우 경기가 급속히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된 것은 지난 5월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 금리의 역전 상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 14일 미국 국채 10년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신호로 읽힌다. 만약 역전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해 신용공급이 줄어들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우리나라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한국의 대미(對美) 상품 수출 규모는 992억7000만 달러다.
올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 상품 수출 규모는 2777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와 비교한다면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가 침체된다면 우리 경제도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1%대 하락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