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유통업계가 '대 유튜브 시대'에 맞춰 광고 전략을 바꾸고 있다. 비용이 높은 데다 효과가 낮아지고 있는 TV 대신 유튜브에 자체 제작 콘텐츠를 올리거나 유명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영상을 제작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업체마다 유튜브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데다 젊은 층에는 TV 광고보다 유튜브가 더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브랜드 홍보 영상을 올리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자체적으로 드라마 형식으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출연, 촬영, 편집까지 직접 하기도 한다.

오비맥주는 최근 캠페인의 일환으로 유튜브와 협업해 인터랙티브 영화 '아오르비'를 제작했다. 상영 25일만에 400만뷰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카스 브랜드 매니저는 "'아오르비'는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고 행동하는 쌍방향 콘텐츠"라며 "항상 새로운 시도와 혁신을 추구하는 카스는 젊은 세대의 당당한 선택을 응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유튜브 '롯쇼LIVE'는 뉴미디어 팀 직원들이 출연과 촬영, 편집을 모두 직접 한다.

롯데가 지원하는 베트남 식수 위생개선사업 현장을 방문해 빗물을 정화해 만든 식수를 직접 맛보는 사람도, 충청북도 진천군의 수박 산지를 방문해 유통과정과 잘 익은 수박을 고르는 법을 안내해주는 사람도 모두 롯데 직원이다.

현대백화점은 '직원이 알려주는 백화점의 진짜 이야기'라는 콘셉트로 직원이 직접 인기제품을 비교·추천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을 활용한 콘텐츠로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를 택했다. 소리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ASMR을 명품 시계에 접목해 시중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고가 시계 소리를 콘텐츠로 담아냈다.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질 만큼 소리를 잘 잡아냈지만, 촬영과 녹음, 편집 모두 백화점 직원이 직접 했다.

1억6천만원짜리 파네라이 시계에 이어 이번 주에는 6억원 상당의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투르비옹 3 주빌리'의 뚜르비옹 소리를 업로드하고 앞으로도 국내에 잘 들어오지 않는 명품 시계 소리를 담은 콘텐츠를 올릴 계획이다.

인기스타나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거나 몰래카메라라는 새로운 장르를 택한 유통업체도 있다.

신세계TV쇼핑의 '신티쇼'는 신제품이나 맛집 리뷰 외에도 최근 '직장 생존자'라는 이름으로 몰래카메라 콘텐츠를 만들어 직장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유튜브에서는 시니어 모델로 유명한 김칠두씨가 직접 출연해 스타일링 팁을 전하고 뷰티 유튜버들이 메이크업 팁을 전수하기도 한다.

롯데면세점 유튜브의 출연진은 더 화려하다. '냠다른 TV'라는 명칭으로 운영되는 롯데면세점의 유튜브에는 면세점 모델인 방탄소년단과 엑소, 트와이스, 지창욱, 있지(ITZY) 등 유명 연예인이 대거 등장한다. 또 유명 유튜버 소근커플이나 씬님, 오늘의하늘밀레니얼 세대 등과 협업해 브리즈번 관광을 주제로 예능 형식의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단독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 업체의 경쟁력이 되듯 유튜브 시장에서도 회사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외부업체에 맡기기보다 내부 직원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유통업계가 유튜브를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오비맥주가 제작한 유튜브 영화 '아오르비' 포스터. <오비맥주 제공>
유통업계가 유튜브를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오비맥주가 제작한 유튜브 영화 '아오르비' 포스터. <오비맥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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