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두만강 하류 지역에 17일 '홍수 특급경보'가 발령됐다고 조선중앙방송이 전했다. 중앙방송은 이날 오전 보도에서 "두만강 하류 큰물(홍수) 특급경보"를 알리고 해당 구간은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부터 두만강 하구까지"라고 밝혔다.
전날 두만강 하구 나선특별시 지역에 발령했던 '홍수 1급경보'에서 구간을 확대하고 경보단계도 '특급'으로 상향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근년들어 북한에 홍수와 관련해 '특급' 내지 '1급' 경보가 발령됐다고 매체에 보도된 사례는 이번 외에 없었다. 방송은 "경원 지점의 수위는 오늘 (이하 오전) 1시부터 3시 사이 7.68m로 제일 높아졌다가 6시께 7.56m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지역의 위험수위는 7.5m다. 또 "원정 지점의 수위는 7시 현재 7.73m로써 9시까지 유지되다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견된다"고 내다봤다.
방송에서 언급된 '경원 지점'은 함경북도 경원군 훈융리, '원정 지점'은 나선시 원정리 일대의 두만강 유역을 각각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일대는 중국 훈춘과 접경한다.
중앙방송은 전날 1급경보 발령 당시 '원정 지점'에 대해 "수위가 5.5m를 초과하면 두만강 하구에 위치한 (나선시 선봉군의) 우암농장 큰 소매 농경지 20정보(약 19만8000㎡)가 침수된다"고 밝힌 바 있어 피해가 예상된다. 두만강 하류의 함경북도 및 나선특별시 일대는 최근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와 제9호 태풍 레끼마, 제10호 태풍 크로사의 영향권에 잇달아 들면서 비가 집중됐다.
북한은 지난 6∼7월 영농철을 맞아 유례없는 가뭄으로 황해남북도와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작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인데, 늦여름 북부지역에 발생한 이번 홍수로 일대 농경지의 심한 침수 피해가 예상된다.디지털뉴스부기자 dtnews@dt.co.kr
두만강을 가로질러 중국 지린성 훈춘시 취안허 통상구와 북한 원정리 통상구를 있는 교량. 트럭 한대가 북측에서 중국지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