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손실 769억 기록 속 임원 20% 감축 등 비용 절감에 상여금 월할 지급도 합의 이뤄내 10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
쌍용자동차 전경. 쌍용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을 비롯, 국산차 노동계가 하투(夏鬪) 예열을 마친 가운데 쌍용자동차만이 유일하게 잡음 없이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속하는 적자에 최대 임원 20%를 줄이는 '칼바람'에 조직개편, 안식년제 도입까지 예고하고 있지만, 쌍용차 노사는 고통 분담이라는 공감대 속에 10년 연속 무분규 사업장 기록을 이어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오는 9월 중 대규모 임원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경영 악화에 따라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683억원, 영업손실 76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작년 같은 기간(387억원 적자)보다 배 이상 확대된 데 따른 자구책의 하나다.
앞서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임직원 담화문에서 "경영정상화를 위한 쇄신의 일환으로 임원 10~20% 감축을 포함한 비용 삭감안 등을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는 부분적인 조직개편과 안식년제 시행 가능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지난 2016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는 중이다.
그동안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티볼리와 렉스턴 스포츠 등 신차를 앞세워 판매 대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적자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증가했던 완성차 내수·수출 판매량도 최근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위기는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이래 최악으로 평가된다.
쌍용차 노사 역시 대내외적인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지난 2일 올해 임금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쌍용차 노사는 지난 2010년 이후 10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 짓게 됐다. 지난 6월 노사가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불과 3개월여 만이다.
특히 쌍용차 노사는 이번 임협에서 별도 합의로 상여금 월할 지급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는 최저임금제도에 따라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를 비롯, 일부 대기업에서 좀처럼 노사 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부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교섭 결렬과 쟁의 행위 돌입 등 일제히 파업을 예고하며 올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며 "쌍용차의 이번 임협 타결은 업계에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