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입 가능자원 47만여명
대입정원보다 1만7800여명 적어
5년뒤엔 40만명 이하로 떨어져
서울서 먼 지방부터 폐교 불가피

사진 = 연합
사진 = 연합

내년이면 역대 처음으로 대학정원 수보다 지원 학생 수가 줄어든다. 대학 가려고만 한다면, 떨어질 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이야기다.

학생 수는 '기하급수'로 줄어드는데 정부 정책대응은 '산술급수'적이라는 교육부 내부의 자탄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교육부의 대학 정원 합리화를 위한 긴급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2020년 대입가능자원은 올 2019년 보다 4만6000여 명 줄어든 47만93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입정원 49만7218명(2018년 기준)보다 1만7800여명 적은 것이다.

대입 가능자원은 5년 뒤인 2024년 37만3470명을 기록, 역대 처음으로 40만 명 밑으로 떨어진다. 교육부는 대입 가능자원이 2030년까지 40만 명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대학·전문대학(기능대학 제외) 수는 372개다. 입학 정원이 많은 학교부터 채워진다고 가정했을 때, 2024년 이후 하위 180개교는 신입생을 한 명도 받지 못한다. 대입 가능자원이 40만 명을 밑돌기 때문이다.

대입자원이 30만 명까지 감소하면 252개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한다.

현재 인구 추세로는 대입 가능자원은 갈수록 준다. 통계청이 올해 3월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중위추계)를 보면 만 6~21세인 학령인구는 2017년 846만명에서 2030년과 2067년 각각 608만명과 364만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맞춰 정부는 정책적으로 대입정원 감축을 추진해왔다. 대입정원은 2013년 54만5000여 명에서 작년 48만4000여 명으로 5년 사이 6만1000여 명 줄었다.

문제는 대입 정원의 감소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할 것인지 말 것인지 여부다. 현실을 반영하면 서울에서 먼 지방 순으로 폐교가 불가피하다. 소위 '벚꽃 피는 순서대로' 폐교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 대학교들에게 강제적으로 일률적인 정원 감축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교육 발전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단 정부는 지금까지 평가를 통해 감축인원을 권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정부는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옛 구조개혁평가)에서 대학 67곳과 전문대학 49곳 등에 총 1만명 규모의 정원감축을 권고했다.

그리고 2021년 시행될 기본역량평가 때는 정원감축을 권고하지 않고 대신 학생충원율 평가 비중을 높여 대학이 평가 전 스스로 정원을 감축하게 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위적 감축 속도가 결국 자연적 인구 감소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교육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주현지기자 jh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