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일본 맥주와 유니클로 등 일본 의류 브랜드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은 육아용품과 취미생활 용품으로까지 반경을 넓혔고 SNS와 바코드 등을 이용해 일본 제품을 확인하는 방법도 공유하고 있다.

11일 SSG닷컴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군, 메리즈 등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 기저귀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반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사이트 '노노재팬'에서 일본 기저귀 대체품으로 추천하고 있는 하기스는 매출이 전월 대비 44% 늘었다. 국산 브랜드 보솜이 매출도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일본 브랜드인 군 기저귀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33% 줄었다.

기저귀 같은 육아용품의 경우 한번 아기에게 맞는 브랜드를 고르면 다른 제품으로 갈아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브랜드를 바꾸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기나 골프용품 같은 취미생활 용품도 '노 재팬' 열풍을 피해 가지 못했다. 11번가에서는 7월 7일∼8월 6일 닌텐도 스위치 거래액이 전월 대비 30% 빠졌고 SSG닷컴에서는 7월 1일∼8월 8일 혼마와 젝시오 등 대표적인 일본 골프 브랜드 매출이 전월 동기보다 12% 줄었다.

올리브영에서도 이달 1∼5일 키스미, 하라다보 같은 화장품 브랜드와 발바닥 패치 휴족시간 등 일본 브랜드 제품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8% 정도 감소했다.

쇼핑몰 검색창에서 일본 제품을 검색해보는 빈도도 현저히 줄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 검색창에 제품명을 입력해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검색 빈도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제품에 대한 구매 의욕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11번가에서 7월 한달간 유니클로를 검색한 횟수는 6월 대비 45% 감소했고,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우르오스를 검색한 횟수도 43% 줄었다.

포도 모양에 독특한 식감으로 유튜브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품절 사태까지 빚었던 쿄호젤리는 50%, 손 세정제 아이깨끗해는 46%, 의류 브랜드 데상트는 34% 검색이 줄어들었다. 일본 여행 시 필수 구매품으로 꼽히기도 했던 동전 파스(-19%)와 필기구 브랜드 제트 스트림(-23%), 육아용품 브랜드인 릿첼(-19%)과 콤비(-24%) 등도 검색 횟수가 일제히 감소했다.

SNS상에서는 제품 바코드 등으로 일본 제품을 구별하는 방법이 빠르게 확산하는 것은 물론 불매 운동 관련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일본산 상품 불매운동이 국산으로 대체되는 효과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국내 한 생활용품업체 관계자는 "일제 불매운동에 비해 국내업체로서 반사이익을 아직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내수도 부진하고 불매운동도 시작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사태 전개를 예상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 제품 수요를 국내 상품으로 대체하기 위해 업계 차원에서 각고의 노력이 없이는 불매운동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일본 불매운동의 범위가 생활·육아용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서 일본 제품을 치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일본 불매운동의 범위가 생활·육아용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서 일본 제품을 치우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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