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9.5%로 전년 동기(17%) 대비 7.5%포인트나 급락했다.
매년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을 지속하다가 올해 들어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 현대백화점의 최근 3년간 연간 기준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6년 20.9%, 2017년 21.3%, 지난해 19.2%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적자가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이 11조원을 웃돌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지만, 현대백화점은 '후발주자'로써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지난해에만 면세사업에서 영업손실 260억원을 낸 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 적자 규모도 240억원, 190억원에 각각 달했다. 상반기에만 면세 사업에서만 영업손실 약 430억원을 낸 셈이다.
후발주자의 갭을 메우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면서 손실폭이 예상보다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면세점 적자는 지속됐다"며 "매출액의 경우 방문객수 증가로 인해 전 분기보다 23.6% 신장했지만,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손실에도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9일에도 면세점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억원을 출자했다. 이번 출자로 현대백화점이 면세점에 출자한 금액은 25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업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면세점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평가한다. 특히 시내면세점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불과 3년 만에 서울 시내면세점이 6개에서 13개로 2배 이상 늘어난 데다 정부가 시내면세점 5곳을 추가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면세점 연간 손실 추정치를 기존 53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변경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에서만 영업손실 7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화점 부문마저 녹록지 않아 실적 기대가 더욱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2분기 백화점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1.2% 감소한 699억원을 기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백화점 실적 회복 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달할 것"이라며 "면세점 영업이익 턴어라운드 시점도 당초 예상대비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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