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을 '매우 부유한 나라'(very wealthy nation)라고 칭하면서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그동안 한국으로부터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매우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토로하며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방위비 분담금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 트윗'으로 기선제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해야 하는 몫을 정하는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위한 협상이 아직 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 9일 정경두 국방장관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대폭증액 요구를 담은 청구서를 들이밀지 주목된다. 이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외교·안보 분야에 대한 미국의 압박 파고가 거세지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은 북한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한국에 의해 거의 돈을 지급받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한국이 9억9000만달러(약 1조2033억원)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는 시점이 언젠지는 불분명하지만, 한국이 대규모 인상에 동의했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앞서 한미는 지난 3월 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작년(9602억원)보다 8.2% 인상된 1조389억원으로 하는 제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문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트윗에서 "미국에 대한 지급을 추가적으로 인상하기 위한 협상이 시작됐다"며 "한국은 매우 부유한 나라로, 이제 미국에 의해 제공되는 군사방어에 기여하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국과 나는 합의를 했다"며 "그들은 미국에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훨씬 더 많이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며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지급하기로 합의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 알다시피 우리는 한국 땅에 3만2000명의 군인을 주둔시키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약 82년 동안 그들을 도와왔다"며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 양국 간 관계는 매우 좋다며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나는 내내 수년간 그것(방위비 분담금)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해 SMA 협상이 아직 개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볼 때 미군 주둔국의 방위비 분담액이 너무 적다는 인식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주둔 비용 분담에 대한 새로운 청구서를 내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협상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한국이 이미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며 대폭 증액 방침에 쐐기를 박으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국방장관의 방한에 앞서 대대적인 인상 압박을 예고한 것이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3∼24일 방한했을 당시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관련해 미국이 차기 협상에서 올해 분담금 액수의 6배 규모에 달하는 50억 달러(한화 약 5조9000억원)를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 기간에는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언급해온 한국에 대한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참여 요청도 거듭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