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관세서 환율로 무역전쟁 '악화일로'
中언론 "미국과 맞서 싸울 것" 강조
일본 2차 경제보복 조치까지 겹쳐
정치·외교·안보·경제 갈등 최고조

환율 방아쇠… 美증시 폭락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면서 미국증시가 급락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67.27포인트(2.90%) 급락한 2만5717.74,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87.31포인트(2.98%) 하락한 2844.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긴박하게 움직였던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AP 연합뉴스
환율 방아쇠… 美증시 폭락 미중 무역갈등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면서 미국증시가 급락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767.27포인트(2.90%) 급락한 2만5717.74,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87.31포인트(2.98%) 하락한 2844.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긴박하게 움직였던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AP 연합뉴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온 미국이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하자 글로벌 경제에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맞서 인위적인 환율개입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이미 환율전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이며, 미국은 1998년 이후 공식적으로 환율 조작국을 지정하지 않아 왔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세계경제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무역전쟁이 관세에 이어 환율로까지 전선을 넓혀가며,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경제도 주변을 둘러싼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악재에 불확실성과 위기의식이 커져 가고 있다.

일본의 2차 경제보복 조치에 이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정치·경제·외교·안보 분야의 불안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것을 오늘 결정했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최근 행동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제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관여할(engage) 것이라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최근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했다"면서 "중국이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통화가치 절하를 용이하게 해온 오랜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날 위안화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 상황이 중국 정부의 용인하에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역사상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며 "그것은 환율 조작이라고 불린다"고 공격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도 듣고 있냐"며 연준의 통화관리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뒤 "이것(중국의 환율조작)은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을 매우 약화할 중대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허용하고 중국 기업이 미국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고, 미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위험한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최근 미중 무역전쟁 리스크가 커지는 데 대응해 금융여건을 완화하고, 기업의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중국 관영 언론들은 환율조작국 지정이 중국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환구시보는 6일 사평(사설)에서 "지금은 이미 미국이 대규모로 추가 관세를 매기고 있다"면서 "'환율조작국'이라는 딱지는 가치가 현저히 낮아졌으며 미국의 허장성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환율 문제는 한 나라의 주권"이라며 "중국이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끝까지 미국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중 간 환율전쟁은 대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또다른 악재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둔화 및 금융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6일 오전 열린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며 향후 국내 금융 및 외환 시장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면서도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엄중한 상황인식을 가지고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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