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과 분양가 규제 강화 후폭풍으로 재건축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상한제 여파로 최근들어 입지가 좋은 수도권 사업지에도 입찰에 뛰어드는 건설사들이 눈에 띠게 줄면서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지방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 까다로운 입찰 조건이 붙은 사업지의 경우 아예 현장설명회 조차 참석하지 않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 모집을 완료한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에서 입찰에 뛰어든 건설사가 부족해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수도권은 그래도 입지가 괜찮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건설사들이 참여 의사를 비추지만 지방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전남 목포 구용해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 얼굴을 비친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사업지는 현장설명회 전까지 입찰보증금 10억원 중 1억원 납부라는 조건이 달린 것이 건설사의 참석 저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의 정밀 타격이 예상되는 서울 주택 시장은 재건축 시장의 인기 하락과 함께 전반적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민관통계 기관인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격이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상승폭은 점점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8일 0.11%의 상승률을 기록한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22일까지 동일한 변동률을 기록하다 29일 0.10%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지난달 1일 0.08%에서 지난 15일 0.27%까지 급등했다가 29일 0.23%로 0.04%p(포인트) 하락했다. 국가 통계 기관인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22일 이후 2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개구는 전주 대비 일제히 하락했다. 서초구가 지난주 0.06%에서 이번주 0.04%, 강남구가 같은 기간 0.05%에서 0.04%, 송파구가 0.04%에서 0.03%로 각각 떨어졌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재건축 시장을 포함해서 주택 시장이 시장 경제 원리로 전혀 돌아가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도 규제가 촘촘한데 여기에 별도로 추가 규제가 가해지면 당분간 재건축 시장은 매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임박하자 수도권 등 재건축 사업지 인기가 시들해졌다. 사진은 아파트 전경.<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