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엿새 만에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수위를 높이고 있다. 여야는 31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예정됐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연기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 평화에 전면 역행하는 것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 북한은 9.19 합의를 준수해 평화를 해치는 일체의 위협과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 경우 어렵게 마련한 남북 관계와 북미관계 개선에 중대한 장애만을 조성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도발 행위에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진행된 국방·외통·정보 및 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북한은 이미 미사일 도발을 세 차례 이상 함으로써 삼진 아웃됐다"며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명백한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교체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의 안보 위협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초한 부분이 많다"며 "직접 책임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적어도 외교·안보라인을 교체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8월 1일 '긴급안보 의원총회'도 개최한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긴급 안보 의총을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안보 난국에 대해 어떤 대응이 필요할지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여야는 이날 운영위 전체회의를 열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을 불러 안보 현안을 따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안이 긴급한 만큼 청와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운영위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현안 브리핑을 갖고 "우리 안보의 총체적 위기이기 때문에 예정된 운영위원회 회의는 금요일 또는 다음 주로 연기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으로부터 운영위 전체회의를 미루자는 제안을 받았고 저희도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31일 국회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관련 국방,외통,정보위-원내부대표단 연석회의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