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0여년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자금흐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금리인하는 최근 강세를 보였던 달러의 약세 전환을 이끌 것으로 예상돼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연준은 30~31일(현지시간) 이틀간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8월 1일 새벽 3시쯤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스위스 금융기관 UBS 등은 50bp인하까지 점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준에 사실상 50bp 이상의 '대폭 금리인하'(big cut·빅컷)를 요구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2.25~2.50%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이 세계경제 성장세 약화,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으로 고용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정책기조에 변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확실시 됐다. 지난 6월 FOMC 의사록을 봐도 금리인하에 모든 위원들이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성장모멘텀 둔화, 저물가 기조 장기화 등 금리인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됐다. 몇몇 위원들이 미래의 부정적 충격이 경제에 미칠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달러 약세 전환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돈의 가치는 내려가는데, 미국의 달러가 약세로 바뀌면 글로벌 교역 시장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달러 약세로 신흥국들의 투자를 장려해 글로벌 경기 부양을 이끌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인하를 대폭 요구하고 지속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의 향방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비기축통화인 원화는 강세를 보이는 게 보통이지만, 우리나라 경제 둔화와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원화 약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5원 오른 달러 당 1183.1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미국 연준 회의 결과를 앞두고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글로벌 경기 부양을 이끌고 달러 약세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50bp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 수출규제 등 원화 가치를 훼손하는 요소가 남아있지만 달러 약세를 쫓아가 일시적으로 원화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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