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이 경제적 가치만 추구하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견해를 강조했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비영리연구재단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사무실을 확장·이전하고, 내·외부 연구진을 400여명으로 늘리는 등 표준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30일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SK그룹 CSES 확장 이전 개원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나석권 CSES 원장과 이사진인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라준영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CSES 이사장인 최 회장은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속도보다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속도가 더 빠른 복잡한 경영환경에서 기업이 경제적 가치만 추구해서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하려면 사회적 가치 측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연구원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또 "다양한 주체들이 논의하고 협의하면 사회적 가치 측정의 표준화 작업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이번 이전을 계기로 연구원이 사회적 가치 측정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고 글로벌 표준화하기 위한 플랫폼과 소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CSES는 SK그룹이 150억원을 출연해 작년 4월 설립했으며, 사회적 기업을 비롯해 공공기관 등 다양한 조직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정의하고 그 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하는 사업을 한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등 25개 공공기관과 사회적 가치 지표 제작을 공동 연구 중이고,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도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측은 "기존 연구원 20명에 이번에 외부 전문가 40여명을 추가해 CSES의 사회적 가치 표준화 작업에 동참키로 한 내·외부 연구진은 모두 400여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CSES는 그동안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 건물에 있다가 조직과 기능이 확대되면서 독립된 공간으로 옮겼다.
한편 SK그룹은 CSES와는 별도로 독일 바스프, 노바티스, 보쉬 등 글로벌 기업 8개사와 함께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 개발 협의체'를 구성해서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협의체에서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와 KPMG, 딜로이트, 언스트앤영(EY) 등 글로벌 4대 회계법인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협업하고 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30일 서울 한남동에서 열린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전 개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