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지면서 소비자들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태극기나 독도 등을 이용한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거나 3.1절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과 관련된 '애국 마케팅'을 통해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최근 모든 도시락 상품에 태극기의 역사를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는 '태극기 역사 알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번 캠페인은 지난 2018년부터 진행해 왔던 '역사 알리기'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GS수퍼마켓, 랄라블라, GS프레시 등에서는 한반도와 독도가 그려진 '독도사랑 에코백' 1만1415개를 배포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각종 위기를 전 국민이 단합해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캠페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SPA 브랜드 탑텐은 광복절을 앞두고 '1945'가 새겨진 광복절 티셔츠를 출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탑텐은 경쟁사이자 SPA업계 1위인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대체 브랜드'로 꼽히며 낙수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일본 캐릭터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도 이번에는 국산 로봇 캐릭터 '태권브이'와 협업하며 이미지 전환을 노린다. 이랜드의 액세서리 브랜드 라템도 무궁화 시계·목걸이 등을 출시하며 '애국 마케팅'에 합류했다.

교보문고도 국산 필기구에 태극기와 무궁화 이미지를 넣어 일제 문구류의 대체품을 찾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BYC는 '토종 속옷 브랜드'임을 강조하는 보도자료까지 배포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맥주와 일본행 항공권 등의 판매가 절반 이하로 추락하는 등 전 부문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애국심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통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자사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돌려놓는 데 성공한다면 이후 불매운동이 사그라들더라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애국심 마케팅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우려한다. 맥락 없이 태극기를 붙이거나 반일 감정을 강조하는 문구 등으로 마케팅을 펼치기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 진정성 있는 '애국심' 고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조금만 관련돼도 '친일 기업'이란 꼬리표가 붙는 상황에서 반대 급부로 '애국 기업'이 된다면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길 것"이라면서도 "눈 앞의 이익을 위한 일회성 마케팅에 몰두하기보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국내 기업들이 태극기와 독도 등을 활용한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GS25가 선보인 독도사랑 에코백과 태극기 알리기 도시락. <GS리테일 제공>
국내 기업들이 태극기와 독도 등을 활용한 '애국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GS25가 선보인 독도사랑 에코백과 태극기 알리기 도시락. <GS리테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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