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법령을 이르면 사흘 뒤 개정한다. 만약 법령이 확정되면 일본은 전기차나 화학, 정밀기계 등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절차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일본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이르면 8월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전망이다.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는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었지만 업계에선 이번 각의에서 관련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하면 수출제한대상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추가 보복에 대해 발생 가능한 모든 경우를 염두에 두고 관계 부처가 긴밀히 공조해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통상 측면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나 아웃리치(대외접촉)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1100여개 한국 수출 물품은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로 바뀐다. 이들 품목을 한국으로 수출하려면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은 특히 한국경제에 당장 타격을 줄 수 있는 품목부터 조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품목이 일본 의존도가 높은 전기차나 화학, 정밀기계 등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방직용 섬유, 화학공업, 차량·항공기·선박 등의 대일 수입의존도는 90%가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전기차 탱크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부품 역시 상당수가 일본산이다.

농산물도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 농식품과 수산물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지난해 파프리카 수출액 가운데 일본 비중은 99%에 달했다.

일본이 다른 방식으로 한국을 압박할 수도 있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26일 펴낸 '2019년판 불공정 무역신고서, 경제산업성의 방침' 보고서에서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자금지원을 문제 삼았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을 '불법 보조금'으로 간주하고 WTO에 제소하겠단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제품의 한국 수출을 막는 동시에 반대로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는 비관세장벽을 세울 수 있다.

정부도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산업통상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물론 대일 수출 규제 피해 업체 관계자와 직접 만나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관세청은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을 수입하는 업체에 관세 납세연장과 분할납부 등 세제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부 및 경제 관계 부처들과 수시로 만나 의견을 교환하며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대한 백색국가 제외 가능성에 대해)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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