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 전담 부처인 특허청이 기관 명칭과 특허 용어를 시대 흐름에 맞게 바꾸기 위한 공론화에 나선다. 지난 1977년 개청 이래 40년 넘게 고수해 온 '특허'라는 용어 변경을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직 내부에선 기관 명칭 변경은 시대적 추세를 감안해 긍정적이라는 반응이지만, 기관 존립의 핵심 키워드인 '특허' 용어를 바꾸는 것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다 더 많은 공감대 형성과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후에 추진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29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달부터 기관 명칭과 특허 용어를 변경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특허라는 용어 자체가 혁신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지 못한 채 한정된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용어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박원주 청장 주도로 내부 공론화 과정을 거쳐 외부로 논의를 확산해 가고 있다.
박 청장은 지난 8일 정부대전청사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청장 취임 이후 외부 사람들과 만나다 보면 특허라는 말이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다는 얘기를 한다"며 "특허는 일본식 용어로, 일본과 한국, 북한만이 사용하고 있다"고 명칭변경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올해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특허(特許)'는 일본에서 유입된 용어로, 문자 그대로 '특별히 허가해 준다'는 수동적·권위적 의미를 담고 있다. '면세점 특허' 등에도 쓰여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도 있다. 혁신 그 자체가 돼야 할 '특허'라는 말이 전혀 혁신적이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중국은 이익을 독점한다는 의미인 '전리(專利)'라는 용어로, 유럽과 미국은 정보의 개방성을 상징하는 '페이턴트(Patent)'로 쓰인다.
특허를 대체할 용어로 '발명권', '혁신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발명권은 보호대상인 발명의 권리를 뜻하는 말로, 상표권과 디자인권 등과 확연히 구분되고, 조화롭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혁신권은 발명을 통한 기술혁신을 뜻하는 용어로, 지식재산 제도 취지에 부합하다는 점에서 특허를 대체할 후보 용어로 평가받고 있다.
특허청 기관 명칭은 특허뿐 아니라 상표, 디자인,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 전반에 관한 업무를 포괄하고, 미래지향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지식재산청'과 '지식재산혁신청'이 유력하다. 이 가운데 특허청 내부에선 기관의 대표성을 상징하면서 지식재산을 기술·산업혁신과 직접적으로 연계하는 '지식재산혁신청'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청은 지난해 10월 기관 명칭 변경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행안위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해 올해 안으로 법 통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지식재산이 한국경제의 혁신성장에 기여하려면 올바른 용어 확립과 사용이 필요하다"며 "한국인 특허 1호 탄생 110주년을 맞은 올해 200만번째 특허등록을 앞둔 만큼 보다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담은 기관 명칭을 통해 새롭게 혁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