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덥지 않은 날씨 이어져 판매량 작년보다 10% 이상 뚝 "살사람 다샀다" 교체수요 감소 늦더위 예고 속 반등 관측도
예년보다 덥지 않은 여름이 이어지면서 전자제품 양판점들의 에어컨 판매량이 주춤하고 있다. 사진은 전자랜드 매장에서 에어컨을 살펴보는 고객. 전자랜드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장마를 끝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열대야가 시작되지만 올 여름에는 작년과 같은 최악 폭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보되면서 '특수'를 기대했던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가전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름철 매출을 견인하는 에어컨 판매가 부진하면서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에어컨 판매량이 본격적인 여름으로 돌입하면서 되레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올 여름, 지난해를 넘어서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찾아올 것이란 전망에 또 한 번의 '에어컨 특수'를 기대했지만 막상 평년보다 선선한 날씨가 지속되자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실제 지난 5월 에어컨 판매량이 전년 대비 84%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자랜드는 6월 들어 전년 수준으로 되돌아왔고 7월에는 전년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며 에어컨 수요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폭염과 올 봄 때이른 무더위도 올 여름철 에어컨 판매 실적 감소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에어컨은 비교적 저가인 벽걸이형도 수십만원에 달하는 고가 가전이다. 삼성·LG의 타워형 신제품들은 200만~400만원을 웃돈다. 고해상도와 크기 등의 장점을 내세우며 교체 주기를 앞당긴 TV와 달리 여전히 교체 주기가 10여년에 달한다. 지난해 여름과 올 봄 더위에 에어컨 구매가 집중되면서 올 여름철 에어컨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여름 에어컨 구매자들을 괴롭혔던 '설치 대란'도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장에서 에어컨을 구매하면 원하는 날짜에 설치가 가능하다"며 "지난해 대란을 고려해 설치팀 인원을 대폭 보강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에어컨 구매 후 설치까지 한 달가량 걸리기도 했던 것을 고려하면 올 여름 에어컨 판매 부진을 가늠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올 여름 장마가 끝나고 29일부터 본격적인 '땡볕더위'가 시작되면 에어컨 판매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초에 판매량을 어느 정도 채운 만큼 8월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면 6~7월 부진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이 물러나는 29일부터 열흘간 서울 날씨는 30~33도로 올라가며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국지성 소나기를 제외한 비 소식이 없는 만큼 전국이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으로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도가 올라가면 에어컨 판매 역시 바로 따라 올라가게 된다"며 "8월 판매량이 올 한 해 에어컨 농사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