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분사 기점으로
韓·日서 금융 전방위 확장
대출·보험 플랫폼 전략에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시도



네이버가 네이버페이 분사를 기점으로 한·일 양국에서 금융·페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을 통해 간편결제 사업 확장,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노리는 동시에 국내에서도 네이버페이 독립을 통해 대출과 보험까지 가능한 '생활 금융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사진)는 25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네이버페이 분사를 기점으로 다양한 금융 사업으로의 확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페이 분사로) 금융 관련 라이선스 취득이 쉬워지고 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금융상품 추천과 통합, 조회가 가능한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실적 발표 전날인 24일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독립시킨 후 신설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운영하겠다고 공시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분할 기일은 11월 1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결제대금예치업 등의 사업을 하게 된다. 네이버페이는 미래에셋대우로부터 5000억 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자받기로 하는 등 금융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일본에서는 자회사 라인이 메신저 중심 사업에서 간편결제·금융으로 빠르게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월 일본 미즈호은행과 라인의 금융 계열사 라인파이낸셜이 공동 출자해 라인뱅크 설립준비 주식회사를 설립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 라인은 내년 중 스마트폰 중심의 은행인 '라인뱅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날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에서는) 네이버페이로 (카카오처럼) 은행업은 하지 않는다"면서도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과 대출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 투자 유치가 금융 DNA 장착을 위한 것이라는 게 박 CFO의 설명이다. 네이버페이와 토스, 카카오페이와의 차별점은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연계 강화"라고 부연했다.

금융 사업과 커머스 플랫폼의 본격적인 시너지를 위해 테이블 오더와 보상 프로그램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페이는 이미 1000만 결제자를 확보해 오프라인에서도 높은 사용자 충성도를 보유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현장결제 서비스인 '테이블 오더'를 네이버 인근에서 테스트 중으로, 3분기 중 공식 오픈할 계획이다. 예약과 현장결제, 포장주문을 연계해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와 네이버페이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이뤄내겠다는 취지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규모는 6월 현재 연초 대비 4배 증가해 앞으로도 고속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자물쇠 효과(Lock in effect)를 위해 충전식 포인트 보상 프로그램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상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자회사 분리는 IPO를 고려하는 것으로 본다"며 "생활 금융 플랫폼이 되기 위해 적정 시점에 IPO를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올해 2분기 매출 1조6303억 원, 영업이익 1283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 전 분기 대비 7.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8%, 전 분기 대비 37.8% 감소한 규모다. 2분기 영업이익 급감에는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라인의 라인페이 대형 마케팅 등 자회사 일회성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라인은 일본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 5월 300억엔(약 3270억 원) 규모의 포인트 환급 행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약 65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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