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합동군사연습 중단 압박용
"3각 공조 틈 보이자 잇단 위협"
판문점 회동 후 실무회담도 파기
文정부 외교·안보 다시 시험대




북한이 또 미사일을 발사했다.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무력도발을 시도한 셈이다.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카디즈(KADIZ·한국 방공식별구역) 침범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이어 북한이 미시일 도발로 가세하며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가 중대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의 잇단 군사행보 왜?=합동참모본부는 25일 새벽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미사일의 비행 거리를 최대 690㎞, 고도 50여㎞라고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 5월 9일 이후 77일 만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깜짝 회동을 한 지 25일 만이다. 이에 앞서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3000t급 신형 SLBM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공개했다. 잇따른 북한의 무력 시위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는 한미 합동군사 연습을 중단하라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16일 "'19-2 동맹' 한미 군사 연습이 현실화한다면 조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한이 잇따라 무력도발을 시도하는 것은 미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 안전 보장을 미북 간 회담의 의제로 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판문점 회동 이후 3주 안에 실무회담을 시작하기로 했던 약속마저 파기하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는 '시점'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판문점 회동 이후 처음으로 도발행위를 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북한이 한미 군사 훈련 중단을 촉구하면서 미국에 대한 압력 수위를 높여가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벼랑 끝 몰린 외교·안보=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는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중·러 동해 도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까지 나서 한반도 정세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연일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불만 쏟아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은 북한 핵 위협뿐만 아니라 중·러 도발과 일본 경제보복이라고 하는 아찔한 삼각파도에 직면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외교적 무능과 고집스러운 친북정책이 결합해서 지금의 엄중한 안보위기를 불러온 것"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황 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미북 회동이 사실상 종전 선언 이라고 자화자찬 했지만 이번 사태는 북한이 결코 핵과 미사일 포기하지 않는단 사실 국제 사회에 공공연히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단정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 미사일 도발과 중국·러시아의 동해 도발이 한미일 공조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것은 바로 와해되는 한미일 안보삼각공조를 흔들려고 하는 시도이다. 와해의 틈이 보이니까 한번 찔러보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안보에 구멍이 숭숭 났다"고 정부에 일침을 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원포인트 안보국회를 열어야 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군사 긴장을 고조시키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뒤 "야당은 이를 정쟁 소재로 활용하려는 무책임한 시도를 중단하고 초당적 안보협력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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